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_ 두번째

 

나의 식인 룸메이트 (2008)

 

글쓴이 : 이종호 외 9인

출판사 : 황금가지

 

 

담쟁이집 - 우명희

 

마을이름에 대한 기원은 전문을 암시하는 재미있는 시도였다.

사라지는 아이들과 아이들의 욕망, 그런 점들을 음산하게 묘사하는 것도 좋다.

다만, 아이들을 어둠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 즉 아이들의 욕망하는 것에 대한 좀 더 밀도있는 묘사가 이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심된 인물인 주란이에게 마론인형이 그런 대상이었다면 언니인 영란에게는 단순 호기심? 이외의 것들이 언급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외지고 폐쇄적인 공간을 자꾸 찾아가는 원인이 필요했다. 집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가득있다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그 가운데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어린 아이의 감추지 못하는 심경의 변화는 흥미로우나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그냥 그렇다.

 

 

스트레스 해소법 - 엄성용

 

주인공 엄성식의 두통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가 겪는 짜증스런 상황에 나도 동요하고 있었다. 상황이야 누구도 그렇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것이겠지만 말과 영상이 아닌 글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반까지의 흐름은 혼란스럽고 짜증스러운 상황을 정돈되게 전달하고 있다. 후반에 들어서면서 그가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으면서 행하는 행동은 통쾌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마무리에 있어서 도덕적인 개념이 끼어들면서 감정의 흐름은 엉켜버렸다. 엄성식이라는 인물의 감정의 흐름에 따라 맞춰가던 플롯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버렸다. 마치 그가 한 행동에 따른 댓가를 치룬 듯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라면 같은 문제를 겪는 누군가가 그에게 같은 이유로 같은 행동을 한다는 식으로 마무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기존 흐름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등가교환이라는 법칙을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붉은 비 - 김준영

 

컨셉을 보자면 '공포인자'와 유사한 점이 있다. 전염병의 창궐, 인류에 대한 위협. 뭐 이런 것 말이다. 다만 전염병의 대상을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맞춰놓은 것이 아닌 간접적인 영향 아래에 둔 것은 인상적이다. 비둘기가 인간들을 공격할 때 작품 속에선 히치콕의 '새'에 비유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레지던트 이블 3편의 까마귀떼가 생각났다.

훗. 끔찍하기도 하지.

이런 상황 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심리는 비교적 상식적이다. 그리고 작품의 특성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원인모를 천재지변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뿐. 중간에 한 번 상황에 대한 해석이 언급되는데 정론화되진 않고 그냥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흘려버린다.

 

분량을 좀 늘려서라도 상황에 대한 다른 인간들의 반응을 좀 더 묘사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첫번째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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