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_ 첫번째

 

나의 식인 룸메이트 -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2008)

 

글쓴이 : 이종호 외 9인

출판사 : 황금가지

 

 

황금가지에서 내놓은 공포문학 단편집.

10명의 작가가 쓴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내용이 길어질 듯 하니 나눠서 리뷰를 올려본다.

 

 

나의 식인 룸메이트 - 신지수

 

직장에서 소외당하던 나에게 룸메이트가 생겼다. 그 룸메이트는 3일 한번씩 사람을 먹어야하고 따뜻한 공간을 원한다. 그리고 내가 그런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룸메이트는 나를 잡아먹을 것이다.

 

이와 같은 설정으로 출발한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묘한 자극을 준다.

'식인'과 '룸메이트'.

절대 연관성을 찾을 수 없을 듯한 두 단어가 합쳐서 흥미있는 판타지를 만들어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언밸런스함이 내용에서도 느껴질 수 있을 듯한 느낌에 기대를 걸었지만 생각보다 단순한 설정에 약간 실망을 느끼기도 했다. (평범한 '룸메이트'에게서 숨겨진 '식인'이라는 비밀을 통해서 갈등을 야기하는...그런 기대를 해봤다. 좀 식상하나?? )

하지만 간결하고 깔끔한 문장이 호감있게 느껴지면서 주인공의 심정을 묘사하는 것이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온 듯 하다. 특히 '나'를 소외시키던 인물들이 잡아먹히는 모습에서 보여지는 '복수'의 쾌감도 솔직하게 투영시키는 점도 흥미있었다. 글쓴이의 나이가 아직 젊어서인가? 괜한 겉멋을 부리지않는 모습과 간결하고 명확한 전달력이 글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노랗게 물든 기억 - 장은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의 회상.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나?

 

회상으로 끌어내는 방법이 마음에 든다.

아파트 테라스에서 문득 바라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회상으로 들어가는 도입부도 자연스런 느낌이고, 회상 속에서 등장하는 몇 몇 소품들이 '과거'라는 설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테면 당시 배경이되는 88년도의 올림픽에 대한 언급이라던가, G.I 유격대, 더블드라곤 같은 향수어린 단어들의 사용이 예가 될 수 있겠다.

다만,

초등학교 2학년의 감수성 짙은 두려움을 표현하기 위해 지문을 충실히 활용하는 것은 좋으나 왠지 너저분한 느낌이 든다. 목표하는 감정이 자꾸 튀어나가려는 느낌.

관념적인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조금 어긋난 것인가.

조금 더 쥐어짰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개인적인 것이니 네버 마인드다.

 

 

공포인자 - 신진오

 

어디선가 봤음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것에서 편견을 갖고 접근하게 될지도 모른다.

전염병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 좀비로 변하거나 광기에 오염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설정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염으로 인해 내면의 공포가 극대화된다는 설정은 꽤나 흥미롭다. 박멸의 대상이 아닌 공존하고 정신적으로 이겨내야 하는 대상으로 변이된 모습은 기존 작품들과 차별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외부적인 것이 아닌 내부적인 요소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 될 듯하다. 내재된 공포를 극대화한다는 점에 있어서 각각의 증세가 달리 나타난다는 것도 신선하게 느껴지고 그런 증세가 극복하지 못할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다른 점이다.

기대하지 않고 접했다가 의외의 즐거움을 얻게 된 작품.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두번째

한국공포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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