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별의 목적 - 전문성과 컨셉의 조화


이별의 목적 (2006)



김차애
산다슬/P.269



'한국작가 미스터리 문학선' 이라는 타이틀 아래 몇 권의 책이 출판된 것으로 보이나 현재는 신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2006년도에만 4권의 책을 잇달아 출판하고선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다. 심지어 출판사의 신간 조차 찾아볼 수 없으니 아마도 재고를 잔뜩 남긴채 문을 닫은 것은 아닌가싶다.


그런 모습은 조금 안타깝다. 이 레이블 외에도 '오늘의 추리소설', '올해의 추리소설' 이라는 이름으로 몇 권의 책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되고,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계간지도 출판한 것으로 보아 국내 미스터리 소설의 맥을 이어가는데 나름 일조를 해왔던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물론 국내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기 때문이리라. 나처럼 뒤늦게야 관심을 보이는 독자의 탓도 있을 것이고. 그냥 여러모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 겨우 두 권의 책을 보았을 뿐이지만 두 권의 책 모두 꽤 만족스러운 글이었다. 이전에 보았던 류성희 작가의 '나는 사랑을 죽였다' 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 또한 자연스러운 문체와 심리 묘사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물론 최근 번역서들만 보아와서 상대적으로 국내 소설에 대한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특성 외에도 이 단편집이 담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꽤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인상적이다. 특히 여러 편의 이야기를 통해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점 하나는 작가의 전공을 살리고 있다는 점이다. 간호학과를 전공했다는 작가는 이야기 가운데 꽤나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드러내고 있다. 프로필을 미처 읽지 않고 글을 읽던 중 시체를 해부하는 묘사를 읽으면서 '상당한 사전조사가 필요했겠는걸?' 이라며 감탄했을 정도이다. 각 이야기들의 주인공들도 전문의나 간호사인 경우도 적지않다. 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요즘이야 의학적 특성이 드러나는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필수조건은 아니기에 나름의 차별화를 꾀했다고 여겨진다.


이 책은 총 9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제목 '이별의 목적' 은 그 단편들을 꿰뚫는 것이다. 연인간의 이별이든, 부부간의 이별이든 아니면 그 무엇과의 이별이든 이별이라는 테마아래 독자적인 목적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더불어 그렇게 풀어진 이야기는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흥미를 자극하고 있기도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루하진 않다는 얘기다. 그냥 읽어보라는 얘기가 정답일 듯싶다. 하핫.


- 그녀가 기억하는 사랑
- 살인 레시피
- 피어싱
- 열대어를 사랑한 남자
- 새드 블루
- 행복한 남자들의 죽음
- 다정다감
- 함정
- 살인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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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목적 - 8점
김차애 지음/산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