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 영화보단 낫다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Percy Jackson and the Olympians : The Lightning Thief (2010, 2005)



릭 라이어던
북 에이드/이수현/P.431



이미 3년전부터 '퍼시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 시작하여 완결된 이야기가 국내에서도 모두 출판되었다. 총 5권으로 이뤄진 원작을 나눠 10권으로 출판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영화 개봉즈음에 원작의 1권, 국내에서는 1,2권을 합본한 형태로 재출판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속 장면을 연상하는 이미지로 겉표지를 장식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먼저보고 원작을 읽게되었다. 그리고 영화에게 실망했던 기대를 원작을 통해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다시말해 영화는 충실한 영화화는 못되었다는 이야기다.


12 살 소년 퍼시 잭슨은 문제아였다. 어느 학교에서든 문제를 일으키고 전학을 가기 일쑤였다. 그런 그가 자신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과 같은 혼혈아들이 모이는 여름캠프를 찾아가게된다. 하지만 캠프를 찾아가는 도중 어머니를 잃게되고, 제우스의 번개를 훔쳐간 도둑으로 몰리면서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퍼시 잭슨은 제우스의 번개를 되찾고 어머니를 구해올 심산으로 죽음의 신 하데스를 찾아가려 하는데......


원작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영화를 본 동기는 원작에 대한 기대는 아니었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신화를 현대로 끌어온 설정의 상상력과 표면화시킨 이펙트를 즐기고자 했던 것인데 영화는 그러한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에와서야 느끼는 바이지만 영화는 원작의 상상력을 절반도 재현하지 못했다. 쉽진 않았을거라 생각되지만 원작을 잃고 나서의 영화에 대한 실망감은 더 증폭되었다.


디테일한 설정에 의한 것이긴하지만 원작이 보여준 상상력은 그로부터 파생된 영화가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원작이 보여준 설정 및 아이템은 충분히 영상으로 구현되지 못했던 것이다. 책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에 대한 실망감만 늘어놓고 있는 것도 우습긴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책에 대한 만족감이 상대적으로 더 증가할 수 있기도 했지만. 물론 그렇다고해서 아동연령층에 주된 초점이 맞추어진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이 책은 아동들을 위해 쓰여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해리포터가 성인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던 것처럼 이 글 역시 성인들에게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연령을 불문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신화를 소재로 하여 현대적 배경과의 조우를 통해 일궈낼 디테일한 상상력은 성인들에게도 호기심을 자아낼 요소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기에 나 역시도 완독하고 뒷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반적인 상식으론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무언가를 이 글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너무 거창한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와 현재의 설정이 교집합을 이룬 것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순 없다. 기본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예상 밖의 것은 아니다. 주인공인 퍼시 잭슨이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고 평온함을 이룰 것이라는 흐름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어떻게 표현될 것이며, 현대에 재현된 과거는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만 자아낼 뿐이다. 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는 있다만. 그것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어질 것이다.


아동은 물론이요, 성인들도 흥미를 갖고 읽어볼만한 글이긴하나 번역에 대해선 갸우뚱할 수준인 듯하다. 이해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매끄럽지 못하고 튀어보이며 더 나은 단어선별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든 번역이었다는 생각이든다. 특히 Half Blood 에 대해서 '혼혈' 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쪽 피' 라는 직역을 한 이유에 대해선 아직까지 모르겠다. 인종간의 것이 아닌 신과 인간과의 관계로 인한 것이기에 낯설고 이질적인 어감을 남기기 위해서인가? 별로 공감가진 않는다. 번역가는 환상문학에 익숙하다고 하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사실은 아직 접하질 못했다. 번역 경험은 다분히 있는 듯하지만 이 글에선 왜 이리 뻣뻣하고 건조한 느낌이 드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나만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번역이었다고 생각이 들진 않는다. 명문이라고 생각될 글은 아니기에 또 다른 번역으로 독자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은 아쉬움만 남겨둔다.


앞서 슬쩍 해리포터를 언급했지만 여러 설정으로 유사한 느낌이 드는 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것에 신경쓰다가 충분한 즐거움을 누리기 어려우리라. 익숙한 신화와 현대의 접목을 즐기는 것만으로 이 글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 이상은 바라지말자. 설정에 대한 즐거움은 분명 존재하기에 원작의 분량으로 재편집된 출판을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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