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다큐멘터리 3일 - 배추고개 귀네미마을의 여름나기



백두대간 산자락에 위치한 귀네미마을.
그 곳의 푸르른 빛은 여느 산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온통 배추밭이다. 배추고개라고도 불리우는 이 곳의 규모는 백만제곱미터, 축구장 150개 넓이에 달한다고 한다. 엄청나다. 그것도 평지가 아닌 산 중턱에 만들어진 이 곳에 흘린 땀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이 넓은 지역이 28가구, 90여명의 손을 통해서 가꿔지고 있다는 것은 별개의 사실이다. (실제 인력은 더 못미칠 것이다)
1985년 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된 실향민들이 맨 손으로 10년동안 개척해만든 이곳을 지켜본 3일이다.


가게 하나 없고, 버스도 하루에 한 번 들어오는 이 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인력이었나보다. 마침 자원봉사를 온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두 시간동안 김매기를 하다가 쉬는 그들의 얼굴에 살 것 같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브라운관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내게는 가슴에 저릿한 느낌이 든다. 배추를 두고 휴가를 갈 수가 없다는 어떤 어머니의 말씀. 일과 가족밖에 모르는 어머니에게서 무엇을 겹쳐보고 있는 것인지.



흘린 땀과 엮인 정에게서 역시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배추밭을 보면서 낯선 감탄만을 내놓을 수 있을 뿐이었지만 그 곳에서 흘려진 땀과 눈물은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될 계기를 만든다. 마을 분들의 땀과 타지에서 나눔을 위해 찾아온 젊은이들의 땀은 섞이면서 정을 낳게 되었고 정은 사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환경은 다를 지언정 사람들이 머물고 살아가는 곳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휴우. 난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활용 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