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EIDF, EBS국제다큐영화제 - 8월23일



8월23일부터 29일까지 계속될 EIDF 행사가 시작되었다.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되는 경우만 제외하곤 모든 오프라인 행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물론 EBS 채널을 통해 관람할 수 있는 것도 포함하여. 그리고 각 작품들은 방송 후 EBS 홈페이지를 통해 5일간 무료 VOD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아름다운 단편

하늘과 땅 사이 Above the Ground, Beneath the Sky (2008)
시몬 레렝 빌몽/이집트, 덴마크/29분


11살의 소년 마흐무드는 곡예사이다. 이집트 국립서커스 단원이 되는 꿈을 갖고 열심히 곡예 연습을하고 있다. 때로는 고된 연습이 학업과의 병행으로 힘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 소년에게서 포기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었다. 스승의 매몰찬 꾸지람에도 묵묵히 연습을 하고 있는 소년에게선 어린이의 것이라고 보기힘든 인내를 엿볼 수 있었다. 이 소년의 선택이 정말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어른의 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한 내부적인 상태를 알기엔 이 단편이 너무 짧다.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 뿐이었다. 어린 나이부터 꿈을 찾아 쫓기 시작한 것은 행운인 것인지, 아니면 혹독한 것인지.



못난이 Flawed (2010)
안드레아 도르프만/캐나다/13분


어렸을 때부터 코에 대해 불만이 있었던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 뭔가 특별한 것을 찾기 힘든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독특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연출해낸 아이디어는 꽤 신선하다.

화면 속에는 붓과 물감, 그리고 종이가 보인다. 곧이어 등장한 두 손은 붓을 쥐고 종이 위에 열심히 무언가를 그린다. 그리고 한 여성의 나레이션이 들린다. 코에 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말하고 있다. 두 손은 에피소드에 걸맞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장, 한 장 그림이 그려질 수록 또 다른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한 여성의 소소한 일상이 재미있게 전달된다.



- 에코 360

바다가 변한다 A Sea change (2009)
바바라 에틴거/미국/60분


스벤 허스비라는 퇴직한 역사교사의 여행을 통해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제목에서 알려주는 것처럼 바다를 대상으로하여 점점 산화되고 있는 바다의 상태가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이미 여러 분야를 통해 탄소배출량의 문제를 심각히 지적하고 있고, 해당 기업들은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역시 각국을 여행하며 환경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현재의 상태는 어떠하며,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이렇게 전달되는 정보는 환경에 대해 약간의 관심만 있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이 다큐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6살 손자와의 이 여행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기존 매체에서 환경문제를 언급하는 경우 보통 위기의식을 통해 경각심을 일으키곤 하였는데, 이 다큐는 단순 위기의식 뿐만 아니라 후손들에 대한 사랑이 포함되어 있어 또 다른 감정을 일으키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비전문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 환경이 어느 정도의 상태인지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다고나 할까. 더불어 바다 환경과 관련된 아름다운 영상은 보너스다.



- Challenges, 꿈을 키우는 아이들

춤이 좋아 Dancing Life (2008)
예르네이 카스텔렉/슬로베니아/15분


아냐와 매튜는 남매이다. 둘은 춤을 사랑하는 남매이다. 그리고 서로를 파트너로 삼아 댄스경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서로 아웅다웅 다투면서도 자신들의 꿈 앞에서는 진지하게 마주할 줄 아는 남매의 대회준비과정을 담고 있다. 글쎄, 언뜻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난 내 동생과 댄스경연대회 같은 것에 절대 함께 출전하진 않을테니까. 낯선 환경에 대해서 이질감을 느끼지만 남매라는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동질감을 느낄 수도 있었다. 심지어 다투는 모습에선 동생과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슬쩍 웃음이 머금어지기도 했다.


앞서 곡예사인 마흐무드의 이야기를 볼 때도 그러했지만 이 남매 역시 어린나이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나이에 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지. 부끄럽다는 생각이든다. '꿈을 키우는 아이들' 이라는 주제 아래 다른 작품들도 계속 보게될터인데 그 때마다 부끄럽게 생각될 것인지?



- 페스티벌 초이스

스페이스 투어리스트 Space Tourists (2009)
크리스티안 프라이/스위스/98분


'우주여행' 이라는 테마와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물론 그 에피소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천만달러(한화로 236억)를 기부하고 세계최초 여성우주여행가라는 타이틀을 얻은 아누세흐 안사리라는 여성의 이야기다. 하지만 함께 다뤄진 다른 이야기들을 고려한다면 마냥 빛나보이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녀가 돈을 아끼지않고 자신의 꿈을 위한 경이로운 체험을 하고 있을 무렵, 지상에는 우주선 발사체의 잔해를 수거해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민간우주여행 사업을 위해 그녀가 제안한 상은 또 다른 이들에게 땀을 강요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 중 누구도 비난받거나 동정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주여행' 이라는 동일한 테마 아래 누군가는 꿈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현실을 발견하는 모습이 서로 대치되고 있는 것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가족은 성형중독 Beauty Refugee (2009)
클라우디아 리스보아/스웨덴/58분


스웨덴에 살고있는 감독이 고향,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잘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28명의 가족들이 거의 모두 성형중독이라고 말하는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로 담아냈다.

'성형'을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결국은 가족 내에서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제는 가족내에서도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아니,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는 것을 쉽사리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서로 다른 가치관, 생각 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문제는 가족 내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도 이 가족이 부러워보이는 것은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형문제, 혹은 더 오래되고 깊은 문제로 서로 티격태격 싸우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서로 마주보고 대화로써 싸우고 있었다. 가족의 가장 큰 미덕을 보는 듯했다. 우리 가족은??
'미의 난민' 이라는 원제목의 센스가 흥미롭다.



날개달린 코카인 Feathhered Cocaine (2010)
토르켈 하다슨, 오른 마리노 아날슨/아이슬란드/80분


매를 밀매하는 것이 정치적, 사회적, 생태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중심에 앨런이라는 매 꾼이 있다. 자막으로는 세계최고의 매꾼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매를 다루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전문인들이 있고, 국내에서도 매우 드물지만 전승되고 있는 매 꾼이 있다.(작년인가 EBS 다큐프라임을 통해 국내 전승되는 매꾼들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매를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은 꽤 남다르다는 것은 알겠다. 암시장에서 밀매되는 것을 막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인상적이기도 하다. 다만 그의 노력이 빈 라덴을 추적하게 되는 결과를 보게되자 헛웃음이 나왔다. 관계의 역학이란...허헛.
어쨌든 매 조차도 인간의 욕망에 희생당하고 있었다. 인간에 의해서 상징적 의미를 덧씌운게 된 매의 밀매는 당연하게도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모든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득과 실의 문제였을 뿐이다. 매를 소재로 다루면서 정치적, 사회적 이해관계를 조명하고 있는 모습이 역설적으로 환경친화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구나.
감독의 멘트를 보니 스스로 국제적 지정학적 스릴러가 다큐멘터리가 되었다고 인정한다. 후훗
다만, 음모론이 아닌 사실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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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별된 작품은 TV방영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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