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트러블 - 그를 좋아한다면.


빅 트러블 Big Trouble in Little China (1986)


존 카펜터
게리 골드먼/W.D.라이크터
커트 러셀/데니스 던/제임스 홍/수지 페이/킴 캐트럴



내가 '존 카펜터'에게 빠져든 것은 그리 오래되진 않았다. 1995년 '매드니스 In the mouth of Madeness'를 보고 난 후 그의 팬이 되었으니, 그의 대표작 '할로윈 Halloween'이 1978년에 제작된 작품임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늦었다고 보여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계기로 비디오로 출시된 그의 다른 영화들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팬이 되었다. 큰 차이는 없었지만 당시 좋아하던 웨스 크레이븐, 클라이브 바커, 샘 레이미, 스튜어트 고든과 같은 공포영화의 대가들보다 더 선호하기도 했다.


그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영화는 분명 공포영화이나 그는 공포영화만을 고집하진 않았다. 일찍이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가 보인 다양성에 이끌려 더 좋아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영화, 빅 트러블 역시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녹여낸 작품이다.


잭 버튼은 친구인 왕과 함께 왕의 약혼녀인 마오잉을 마중하러 공항에 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약혼녀는 납치를 당하게 되었다. 그녀를 되찾기 위해서 중국인 폭력조직을 찾아가게 되었으나 로팬이라는 악령이 인간이 되기위해 초록 눈을 가진 그녀를 납치한 것이라는 황당한 사실을 접하게 된다. 결국 약혼녀를 되찾고 로팬을 막기위한 모험이 시작되는데......


이 영화는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현실 상에 존재하는 '차이나 타운'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그런 특성을 전혀 실감할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차이나 타운'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더욱 이질감을 부추기려는 성향이 엿보인다.[각주:1]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은 등장하는 캐릭터를 통해서도 보여지는데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던 친구 왕은 어느샌가 무림고수의 모습을 보이고, 버스운전사인 에그 쉔은 중국 고대전설에 능통한 마법사로 변해있었다. 마치 중국인들은 누구나 놀라운 특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특성들은 서양인이 낯선 동양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과학적인 과거의 특성을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오는 동양의 모습은 서양인에게 있어서 신비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단순히 호기심으로만 일관되는 것이 아닌 오해와 무지에서 오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도 보여진다.[각주:2]  이처럼 서양과 동양의 문화차이로 사건과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는 역시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어렸을 때 TV를 통해서 처음 접했을 때는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모험이 즐겁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적지않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금 접하니 낯간지러운 느낌도 없잖아 있다. 사실 80년대 중반이라는 시대를 반영하더라도 이 영화는 허접스런 느낌이 있다. 그만큼 의도적으로 B급 정서를 영화에 반영시킨 것으로 보여지는데 유치하지만 유쾌한 모험 영화로 그 가치는 나쁘지 않다. 물론 관객의 입장에선 선택적이 될 필요는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존 카펜터의 영화 가운데서도 비교적 외면을 받은 영화이니 앞서 언급한 선택은 필수다.


존 카펜터가 직접 연출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오래되었다. 드라마 '마스터 오브 호러 Masters of Horror'가 있긴 하지만 극장용 영화를 연출한 것은 2001년의 '화성의 유령들 John Carpernters`s Ghosts of Mars'가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존 카펜터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커트 러셀과 좋은 궁합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더 이상 두 사람의 작품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그나마 이처럼 남아있는 영화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을 뿐이겠지. 하지만 좋은 기억과 관심이 있는 이들은 찾게 될 것이다.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활용 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1. 이름은 차이나타운을 빌어 쓰고 있지만 가상의 공간인 것처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주로 세트 촬영을 한 점도 그런 특성을 반영한 듯. [본문으로]
  2. 등장인물 가운데 서양인들은 거의 모두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 납치를 당하거나 변화하는 상황에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인 잭 버튼 마저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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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2
  1. 사라뽀 2010.06.28 05: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태그가 재밌네요... 웬지 짐작이 가는 류의 B급영화네요.. 그래도 가끔, 손발 오그라드는 B급 영화도 볼만하드라구요. ㅋㅋㅋ 물론 제가 커트 러셀 이미지를 안 좋아해서 볼 지는 미지수입니다만은. ㅋ

    • 아키라주니어 2010.06.28 14:10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B급영화들을 좋아라해요~ㅋ
      요즘은 예전만큼은 보고있질 못하지만 틈틈히 찾아보곤해요. 존 카펜터와 커트 러셀이 함께 한 작품이 몇 편있는데 그 영화들이 다 괜찮아서 어렸을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 영화도 다시 보게되었어요. 하지만 역시 어렸을 때의 감수성으로 똑같이 볼 수는 없더군요. ^^;;

  2. DDing 2010.06.28 07: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커트 러셀이 주인공이군요.
    정말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조용하군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영화들 좋아합니다. ^^

    • 아키라주니어 2010.06.28 14:15 신고 address edit & del

      이 당시의 커트 러셀이 가장 전성기이지 않았나싶어요.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잡식성의 배우로 많이, 자주 볼 수 있었죠.
      데스프루프 이후로 좀 조용한가 싶더니 올해 또 새 영화가 나오나봐요. 젊었을 때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한 배우인 듯해요.
      좋아하신다니 B급 영화 포스팅을 자주 해야겠어요. ㅋㅋ

  3. 사라뽀 2010.06.30 05: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축하드려요.. 베스트후보 되셨습니다. 이번엔 과감하게 추천 꾹! ㅋㅋ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

    • 아키라주니어 2010.06.30 14:42 신고 address edit & del

      앗. 어제 잠시 인터넷을 멀리했더니 사라뽀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
      근데 투표 상황을 보니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듯해요. 하핫...^^;;

  4. 끝없는 수다 2010.06.30 23: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상당히 독특한 영화인듯 하네요. 커트러셀의 옛 모습을 볼 수 있겠군요 기대됩니다^^

    • 아키라주니어 2010.07.01 00:04 신고 address edit & del

      그 독특함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옛 B급영화에 대한 향수는 조금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커트 러셀의 젊은 모습도 한 몫 하겠죠. ^^

  5. Genesispark 2010.07.07 12: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레뷰 베스트 축하드립니다.

    • 아키라주니어 2010.07.07 14:06 신고 address edit & del

      부족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6. ssita 2010.07.08 17: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80년대 일본의 경제력으로 인한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ET이후 SF 붐이 몰고온 영향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카펜터옹의 성향이 지적인 공포영화/B급영화에 있고, 게다가 마초적인 영화들쪽에도 일가견이 있기에 그가 빅트러블을 만든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하여간 즐거운 영화였어요. 80년대 느낌이 온화면으로 뿜어져나오기도 하고요. 카펜터 영화는 무조건 지지합니다. ^^

    • 아키라주니어 2010.07.09 01:07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런 80년대의 정서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언제까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당시에 문화적 경험을 하고 기억하고 있는 이들만 향수를 그리곤하는데...당연한 것처럼 잊혀지겠지요? 같은 시대를 살면서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껴지게 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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