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루주의 개선 _ 뜯겨진 덩어리

 

제너럴루주의 개선 (2008, 2007)

글쓴이 : 가이도 다케루

출판사 : 예담

 

 

글쓴이의 전작 '나이팅게일의 침묵' 을 읽었던 독자라면 알겠지만 이 작품은 전작과 시공을 공유한다. 애초에 한 작품이었던 것을 출판사의 요구로 인해 다른 사건을 다룬 다른 작품으로 분리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나이팅 게일의 침묵' 을 읽었을 때완 읽히는 감각부터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간적, 공간적 공유로 인해 같은 상황을 다르게 묘사하는 장면이 많아 독자적인 내러티브를 읽어내려가는 재미 이외에도 흥미를 자극하는 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이팅 게일의 침묵' 보다 이 작품이 더 재미있었다는 독자들이 많은 듯 하다.

 

구명구급센터의 하야미 부장은 능력과 매력이 출중한 인물로 병원 내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울 정도의 인물이다. 그런 그가 특정 업체와의 유착관계로 조사를 받게된다. 만년 적자로 운영 자체가 힘든 오렌지 신관과 신관 내 절대자로 군림하는 하야미 부장의 뇌물 사건은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인지 다구치 선생이 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변화된 캐릭터의 특성

안타깝게도 다구치-시라토리 콤비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그 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시라토리의 부하, 후생노동성의 히메미야가 등장하게 되었다. 시라토리와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기대해보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시라토리가 지적한 것처럼 다구치와 유사한 패시브 캐릭터이며 내러티브 속에서도 사건의 해결을 위해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아닌 단순 관찰자의 역할만 수행하기에 흥미를 자극하는 부분은 매우 적은 편이다. 히메미야는 정부 관료이면서 간호사 자격도 갖추고 있는 그냥 능력 좋은 여성 캐릭터일 뿐이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작가의 전작들에서 다구치-시라토리 콤비가 시선을 집중시켰던 것과 달리 캐릭터의 비중이 흩어져있는 느낌이다. 다구치와 히메미야라는 캐릭터 외에 쇼코라는 간호사 또한 비중이 높은 주연급 캐릭터로 활용되고 있다. ('나이팅게일의 침묵' 에서의 '사요' 와는 친한 사이로 등장하는 인물로 각자가 서로 다른 사건과 얽혀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중심에 있는 하야미 부장은 시라토리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물론 다구치-시라토리 콤비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처럼 캐릭터의 비중이 분산됨으로 각각의 캐릭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로 보여진다. 특히나 작가는 현직 의사로서 의료계의 현실적 문제의식을 작품 속에 담아냄으로 내러티브와 플롯에 비중을 두려했으나 캐릭터가 워낙 튀어보이는 바람에 의도가 조금은 흐려진 결과를 낳았었다. [각주:1]그에 비해 이 작품의 특성은 그런 작가의 의도를 좀 더 반영한 결과이지 않나 짐작해본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나이팅게일의 침묵'에서 언급되었던 상황을 다른 시각, 다른 표현으로 묘사하는 장면들은 참 흥미롭게 읽혀진다. 물론 영화 '오 수정' 에서처럼 극단적인 변화를 꾀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신하게 상황 전환을 즐길 순 있었다. 독자적인 구조로써의 문제는 없지만 샴 쌍둥이를 억지로 뜯어놓은 듯한 느낌은 흥미로우면서도 '나이팅게일의 침묵' 과의 유착관계를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어찌되었든 재미있다는 이야기다. 뭐.

 

 

독자적인 내러티브를 지닌 작품으로 이 책만 읽어도 분명 재미있겠지만 언급한 것처럼 좀 더 재미있게 작품을 보기위해선 '나이팅게일의 침묵' 을 제외시켜선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읽는 순서는 출판된 순서에 따라 '나이팅게일의 침묵' 을 읽고 '제너럴루주의 개선' 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동일한 시간을 공유한다고 해도 다루어진 시간의 폭이 약간 차이를 보이기에 정황 설명이 좀 더 다루어진 '나이팅게일의 침묵' 을 먼저 보는 것이 이해를 더 돕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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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지만 캐릭터의 매력을 통해 엔터테인먼트가 강조되었으니 독자는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결과를 얻게되었다. 그로인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글을 통해 현실적인 의식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 작가의 의도는 그리 변질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