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짠의 음악 - 짓눌린다
에리히 짠의 음악
글쓴이 : H.P 러브크래프트
출판사 : 동서문화사
책 뒤편에는 '공포'라는 소재를 가공하는 거장들의 이름, '스튜어트 고든', '스티븐 킹', '클라이브 바커', '존 카펜터'의 추천사가 실려있다. 뭐, 작품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단 H.P 러브크래프트라는 불세출의 작가에게 바치는 것이겠지.
단지 공포라는 장르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어도 H.P 러브크래프트의 이름은 한번 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작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 나도 어차피 수박 겉핥기 식의 정보만 있을 뿐이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 크툴루 신화라든가 네크로노미콘과 같은 단어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내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듯 싶어서다. 그냥 20세기 초반, 공포/환상문학작가로 활동했으며, 한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그런 작가라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할 듯.
에리히 짠의 음악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은 동서문화사에서 '러브크래프트 코드'라는 주제로 그의 중단편 소설을 담아낸 5권의 책 중 하나이다. '러브크래프트 코드' 두번째 권으로 나온 이 책은 총 8편의 중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 에리히 짠의 음악
- 시체 안치소에서
- 찰스워드의 기괴한 사건
- 다곤
- 집속의 그림
- 무명도시
- 숨어있는 공포
- 아웃사이더
이상 8편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들 중 백미라 여겨지는 것은 '찰스워드의 기괴한 사건' 이다. (1927년 발표)
원제는 ' The Case of Charles Dexter Ward '로 찰스 덱스터 워드라는 지적호기심이 충만한 어느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순수하게 지식에 대한 열망이 있던 찰스라는 젊은이가 점점 변해가는, 즉 미쳐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 과정의 원인과 밝혀지는 과거의 역사는 오컬트적 분위기로 양념을 하고 관념적인 묘사로 버무려서 제법 걸쭉한 맛을 내고 있다. 마치 다른 지방의 영향을 받지않은 토속음식과 같은 맛이랄까. 익숙해지기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빠져들지도 모르는.
한 세기 전의 작품이다보니 표현력 이외에도 문체 자체가 익숙해지지 않을 수 있다.
요즘처럼 간결하면서 압축된 형태의 문장을 요구하는 특성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지문으로만 구성된 작품은 분명 요즘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런 특성이 미묘하게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공포를 안겨줄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선 그냥 지루한 글이라고 치부될 수도 있을 듯 싶다.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몸을 치렁치렁 감아내려 글을 읽어가는 속도가 더뎌지는 것과, 그냥 단순히 익숙치 않은 감각에 글이 안읽히는 것은 한 끗 차이일려나?
공포 장르에 매력을 느끼는 독자라면 밟아야 할 절차이겠지만, 그런것이 아니라면 피해가도 상관없다. 괜히 읽고나서 욕하는 것보다야 안보는게 낫겠지. 읽고나선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건져놓는 것도 필요한 센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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