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감성다큐 미지수 - 10월16일



감성다큐 미지수 - 10월16일



형님은 오늘도 열심히 공부 중




오세신 氏(59)는 흔히말하는 만년학도이다. 하지만 연령대에서 쉽게 짐작하는 그런 방식으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 가정환경으로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었던 그가 동경해왔던 것은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것만은 아니었다. 학창생활.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한 것을 갖지 못했던 그가 유독 애착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배움의 길이 아닌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하는 길을 택했다. 바로 중학교 입학을 한 것. 그리고 지금 그는 고3 수험생이다. 처음엔 반대도 있었지만 그는 가장으로서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적잖은 시간을 보내온 것이다. 대단하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다.


공부도 공부지만 40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아이들과 심지어 담임 선생님조차 연하인 그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인데 지금의 모습은 아이들이 '형님~형님' 하며 따르고 그 역시 그런 생활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그동안 어떠한 갈등을 겪어왔는지는 자세하게 밝혀지고 있진 않다. 다만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짐작하는 것 뿐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어떤 조직에 속하든지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큰 문제인 것은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어쨌든 그는 이겨냈고, 수능을 앞둔 50대 학생으로 또 다른 고비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학은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하고 싶다는 그는 지금껏 학업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여왔으니 사회복지라는 그의 관심사 또한 진심으로 대할 것임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계 여자복싱 4대기구 챔피언 김주희가 웃었다




이번 이야기에도 남다른 선택을 한 젊은 여성이 소개되고 있었다. 그녀는 20대의 젊음과 미모를 자랑하는 여성이지만 세계 여성프로복싱 4대기구 통합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타이틀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짐작도 안간다. 물론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최초라는 수식어를 의식할 뿐이다. 그리고 또 다른 편견이 앞선다. 20대 여성이 관심 가질만한 것에서 벗어나 왜 복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 한창 외모에 대한 관심도 높을 법한데 얼굴에 상처와 퉁퉁부은 눈을 남기는 스포츠에 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일반적인 수준에서 나올 법한 편견일 뿐이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 가운데선 그녀가 복싱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복싱을 시작했고 재능이 있었다는 것 외엔 현재의 모습과 그녀가 이뤄낸 업적,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평범한 20대 여성의 것과 비교해보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답게 꾸미고 드레스를 입고나서 불편하다는 멘트를 남길 뿐이었지만.


언젠가 무한도전에서도 여자프로복싱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복싱은 낯설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복싱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가 과거에 비할바가 아닌 오늘날에 와서는 더욱 더 그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힘들고 거친 길을 간다고 해서 그것을 비웃을 수 있는 명분이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전진하는 모습을 동경한다면 모를까. 그녀의 챔피언 전 당시의 화면이 종종 보여지곤 했는데 경기 중 심하게 맞아 출혈을 일으키고 심하게 부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상황에서도 끝내 승리를 쟁취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아름다움,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조금 엿볼 수 있었던 듯하다.


안녕하세요 '알바왕 차탁구' 입니다




고등학생인 승훈이는 자폐성 장애를 지니고 있다.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도 대견하다 싶은데, 매일 두 시간 씩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물론 사회적 경험을 쌓기 위해 부모님과 주변인의 도움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배려에 잘 따라주고 노력하고 있는 승훈이도 물론 대단하지만 개인적으로 승훈이를 일반인과 다름없이 바라봐주는 이웃들에게 시선이 더 간다.


승훈인 어머니의 부탁으로 시장에 장을 보러 간다. 어머니가 알려준 목록에 따라 차근차근 물품을 구입한다. 그런 아이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할까. 분명 일반인과 다른 점이 있는 아이를 보내면서 불안감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 대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신뢰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아이를 믿고 있기에 장을 보도록 심부를 보내고 아르바이트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에대한 이웃들의 반응 또한 어머니의 것과 유사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승훈인 주위 사람들의 신뢰를 배신하는 일 없이 지내왔다.
문득 교육열만 올리는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신뢰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많은 이들의 관계에 있어서도 신뢰가 기초로 쌓여있는지 생각이 들었다. 불신이 만연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긴 하지만 신뢰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어야 하는 시대인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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