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다큐멘터리 3일 - 스타 쉐프, 한식을 만나다



다큐멘터리 3일 - 스타 쉐프, 한식을 만나다


지난 달 9월26일에서 9월30일까지 '서울 고메 2010 Seoul Gourmet 2010'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다큐멘터리 3일은 그 행사를 관찰하고 있다.


고메? Gourmet? 프랑스어로 사전적의미는 '미식가' 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 단어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조예가 깊다는 전제는 당연한 것이고. 어쨌든 음식과 맛에 대해서 전문가를 지칭하는 단어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실제로 화면 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계에서 저명함을 드러내고 있는 쉐프들이 등장하고 있다. 타지에서 온 7명의 쉐프들과 국내의 5명의 쉐프들이 서로 교감을 이루는 행사인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의 시선은 대부분 해외의 유명 쉐프들을 향해 있었다. 제목에서 명백히 드러나 있는 것처럼 이번 이야기는 동양과 서양의 교류가 아닌 동양에 대한 서양의 호기심어린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한식에 대한 해외 쉐프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음식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맛과 냄새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카메라를 의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는 쉐프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 분명 새로운 경험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게다가 '상훈 드장브르' 라는 쉐프는 4세 때 입양된 한국계 벨기에인으로 한국에 대한 애착을 분명히 보이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점은 한식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도움이 될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그 스스로 말하듯이 교두보같은 역할을 행해서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유명한 쉐프들에 의해서 한식과 그 재료들의 활용(레시피)이 인정받고 알려진다면 한국의 문화적 가치도 상승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식을 접하지 못했던 쉐프들이라면 재료든 조리방법이든 어떠한 요소들로 인해 잠재적으로 안고있던 한계를 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든다. 누구든 익숙한 것에 젖어있다가 새로운 것을 접하는 느낌은 유사할테니말이다. 한 쉐프는 인터뷰 가운데 이런 말을 남겼다. 한식이 세계화를 위해선 고유의 것을 강조하긴 보단 지역적 취향에 맞춰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정확한 말은 아니지만 대충 축약하면 이런 취지의 말이었다) 그 쉐프는 스스로 자신의 요리가 다른 지역에 진출할 때의 상황을 빗대서 언급한 것이었으니 나름의 진정성은 있었다. 행사의 취지기 단순 한식을 세계에 알린다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별다른 의의를 제기할 명분은 없겠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도 일반인의 입장에선 불만스러운 것일 수 있을 듯하다. 한식을 전문으로한 쉐프가 다섯 명이나 참여했음에도 그들이 식문화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한 일반인으로서 견해는 편향적일 수도 있다. 결국 프로그램의 방향성의 문제일까. 스스로 세계화를 추진하기 어려워 타지의 힘을 빌어 알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다면 그에대해 안타깝게 생각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오리지널을 추구한다. 국내에서 같은 요리를 두고서도 원조니 본가니 하는 타이틀을 걸고 싸우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 성향에 따라 해외의 요리 및 조리방식을 수입하고서 국내의 취향에 따라 변화를 갖추려 하기보단 오리지널의 맛을 구현하는 것에 치중한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그런 것에 반해 이번에 참가한 쉐프들의 모습을 보면 순수하게 한국의 맛을 구현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기보단 아이디어를 얻거나 오히려 한국의 맛에 대해서 세계화를 위한 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이야기는 큰 의미가 없을 듯하지만 식문화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나서지 못한 입장은 아쉽다. 국력의 문제인지 식문화에 대한 인식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더불어 이번 행사에 대해선 일반인에 대한 고려가 없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중매체를 통하지 않았으면 아예 알지 못했던 행사이기도 했으며 행사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국내 일반일들을 고려한 행사는 아니지않나싶다. 그리고 그런 성향은 국내 식문화의 홍보 이상의 의미는 없었던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다. 자생적인 진화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한국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분명 이러한 행사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일부만이 관여하고 관심을 갖는 행사가 얼마나 국내 행사로써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내가 즐기는 맛이 누군가에게도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꽤나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기회는 환영받을 것 같다.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기분을 느낄 기회조차 주어질 수 있을 것인가 생각된다. 혹시 충분히 홍보가 되고 알려진 것을 내 자신만 몰랐던 것이라면 뉴스에 발빠르게 반응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사과드리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맛은 고유의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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