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광의 공포영화관 _ 공감백배

김시광의 공포영화관 (2009)

 

글쓴이 : 김시광

출판사 : 장서가

 

 

딱 한 사람 있었다.

지금껏 직접 만난 사람 가운데 공포영화를 좋아한다고 떳떳하게 말했던 사람은.

여름철이면 누구나 공포영화를 보곤 하지만 그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다. 나 역시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대상은 거의 없었다.

 

공포영화는 다른 장르에 비해서 꽤 외로운 장르처럼 보인다.

관객은 조용히 혼자서만 즐기기 쉬운, 혹은 즐겨야만 하는 상황이며, 단순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닌 작가주의의 일환으로 작품을 만들던 감독 또한 좀 더 많은 관객들과 의사를 공유하고픈 기대를 접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워낙 자극적인 비주얼을 특성으로 삼고 있는 것과 다른 장르의 감독들에 비해 관심 자체가 적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흥행과 무관하게 관객과 감독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원활하지 못하다는 현실은 안타깝다.)

 

그런 특성은 공포영화를 대상으로한 다른 매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포영화를 소재로 출판한 책은 국내에선 매우 희귀하다. 몇 몇 영화평론집에서나마 유명한 공포영화가 곁다리로 살짝 다뤄졌을 뿐이다. 그리고 영화전문잡지에서 여름철 반짝 등장하는 기획기사 정도가 팬으로서 기대할 수 있는 전부였다랄까. 그런 의미에서 '김시광의 공포영화관'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책의 퀄리티를 떠나서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소통의 출구임과 동시에(온라인과는 다른) 막혔던 체증을 내려보낼 카타르시스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읽어가면서 느끼는 감정은 통쾌함이랄까.

공감가는 이야기도 많았고, 내공있는 동류에게서 느끼는 선망도 있었다. 초점은 글쓴이가 말하는 영화에 대한 것이 아닌  듣고싶어하는 이야기를 말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었다.

글쓴이도 오랜시간 외로운 취향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지만 소수의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사설이 너무 길었나.

 

 

전문적으로 글쓰는 이가 아닌 이상 좋은 문장으로 전문성을 드러내는 글은 아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접근이 아닌 오랜시간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내공으로 쓰여진 글이다보니 오히려 읽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일반인(공포영화 팬이 아닌)의 관점으로 봐도 이해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충실한(개인적인 기준으로) 내용과 더불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도 이뻐(?)보일 수 있다. 본문에 삽입된 이미지 뿐만 아니라 책을 편집하고 인쇄의 질에 있어서도 나름 신경 쓴 것이 보이니 그 가치는 대폭 상승한다.

 

사실 영화에 대한 이해는 다른 장르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잔인한 장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뿐이지 내부에 담긴 드라마나 긴장감은 타 장르의 영화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차이라는 것이 결정적인 것이긴 하지만. 하지만 그런 고어 이미지에 대해서도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생각하는 것은 역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인가보다. 글쓴이가 남긴 아내에 대한 글을 보면 극복이 안되는 것은 역시 안되는 것인가보다. 그래도 그 글 가운데 보이는 애틋한 배려는 부럽기도.

 

취향에 대한 강요는 무리한 것이지만, 배려는 부득이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추가적으로 글쓴이가 보여주는 공포영화 리스트는 정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좋은 가이드가 될 성 싶다.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서 소유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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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
  1. ssita 2009.10.09 09: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포영화관련 서적이 전무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국내 출판계에서 이런 책이 나와준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잘 팔려서 모쪼록 해외의 서적들도 번역돼서 나오면 좋겠어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이 참 정성스럽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 아키라주니어 2009.10.12 06:01 신고 address edit & del

      국내에서도 '공포영화'의 역사가 짧지만은 않을텐데 여전히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관객이 많으니 익숙해져서 나아질 문제는 아닌가봅니다. 다만, 소수의 관객을 위해서 '공포영화'에 대한 인식의 저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강요는 안할테니 차별하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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