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과 미스터리한 현상

명탐정 코난과 관련된 의외의 현상

 

의외의 현상 첫번째.

- 명탐정 코난이 칠흑의 추격자라는 제목으로 13번째 극장판을 국내 개봉했다. 국내에서도 오랜 시간 인기를 끌어온 작품이나 애니메이션 극장판이라는 '틀' 때문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는 미지수였다. 국내 개봉이 처음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극장에서 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상황으로인한 선입견에 지배되고 있다고 생각되었기에 관객의 반응에 대해서 기대를 하진 않았다. 용산 CGV 22시 10분 상영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관객이 들은 것에 놀랐다. 더불어 성인 관객이 이토록 많을 줄이야. 원래 혼자 영화를 잘 보는 편이라 극장에서 덩그러니 몸뚱아리를 맡기는 것이 어색하진 않지만 타인에 대해선 나름의 편견이 있어왔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이니. 하지만 내 앞자리엔 여성 두 분이 각자 혼자서 이 애니메이션을 보러 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명탐정 코난이라는 작품의 영향력 탓인지 아니면 극장 문화에대한 인식의 변화인지......반가웠다. 괜히 아는 척을 하고 싶을 정도로.

 

의외의 상황 두번째.

-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기에 앞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어린 관객의 소동이었다. 가히 어택! 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그 영향력은 큰 것이었기에 상영 시간을 일부러 늦은 시간에 잡았고, 더불어 더빙판이 아닌 자막판을 골랐다.(아직까지 쿠도 신이치를 남도일이라고 부르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방학을 했기 때문인가?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어린 관객을 접하고 놀랐다. 젊은 부모들의 손을 잡고 소란스레 자리를 잡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예상대로 예고편과 광고가 나오는내내 아이들의 소란스런 목소리는 잦아들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영화가 시작되자 시끄럽게 들려오던 소음은 언제 있었냐는듯이 사라졌다. 소음은 사라지고 관람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덕분에 성인 취향의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조용하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요즘은 성인취향의 영화를 볼 때 더 괴로운 상황을 겪기도 한다. 무개념의 핸드폰소리, 잡담소리, 등등) 조금 일찍 자리를 잡았는데 속속 상영관에 입장하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았던 것도 아니었다.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상당 수이고 얼마의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도 보였던 바, 관객들이 이 애니메이션에 얼만큼의 집중도를 보였는지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의외의 상황 세번째.

- 다른 나라에서 영화를 본 적이 없어 비교하기는 불가능하니 논외로치고, 국내 관객들의 대부분은 엔딩 크레딧을 보지 않는다. 상영관 내 조명이 켜지기도 전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극장을 빠져나가기 바쁜 관객들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론 엔딩 크레딧을 보는 편이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극장을 빠져나가는 관객들이 있었다. 그런데 어라? 빠져나가는 관객이 많지 않다? 그 상황에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니 얼추 절반 이상은 그대로 앉아있어 보였다. 그리고 스크린에선 엔딩 크레딧을 모두 보여주고 추가적인 장면이 더 제공되었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엔딩 크레딧 이후 추가적인 장면을 삽입하는 특성을 보여오긴 했지만, 그 사실을 알던 모르던 간에 이처럼 남아서 끝까지 지켜보는 관객들을 보게되는 것은 정말 드문 현상이었다. 놀라움의 연속일수밖에.

 

 

에반게리온 서 가 국내 관람객 7만명을 동원했다고 그러더라.

형편없는 수치이지만 국내 상영을 하는데 워낙 돈을 안들여서 손해를 보진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에반게리온 파 의 국내개봉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고.

여전히 극장에서 보는 애니메이션은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메이드 인 할리우드' 의 경우 인어공주 이후 오랜시간 자리를 잡아왔기에 연령대를 불문하고 관객이 들고 있지만 재패니메이션 시장은 불모지와 같다. 과거엔 애초에 수입이 안되었기에 온라인을 통한 불법 유통이 팽배해져있었다고 하지만 요즘은 몇 몇 유명 작품들이 수입되고 있기에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그런 기회를 계속 살릴 수 있기를 바라지만......여전히 공짜 관람에 익숙해서인가. 발전 속도는 매우 더디다. 시장성은 충분해 보이는데 말이지.

점차 나아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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