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릿 빌트 - 뻔하지만 알차게
프릿 빌트 (Fritt Vilt, Cold Prey, 2006)
감독 : 로아 우다우그
각본 : 토마스 몰데스타드
우선 노르웨이 출생이라는 출신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평소 접하던 공포영화의 생산지가 일정하다보니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좀 신선한 기분으로 접할 수 있었다. 물론 국적을 달리한다고 해도 영화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아니지만 왠지 기대되는 마음은 부정할 수 없었던 듯.
제한 된 상황과 환경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에게 쫓긴다. 전형적인 슬래셔 영화의 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이 영화는 여태까지 보아온 영화와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 듯 했다. 슬래셔 영화라고 하지만 발달 된 특수효과기술이 반영된 다른 헐리웃 출신의 영화보다는 고어 씬의 연출도 떨어져보인다. 뭔가 특별한 것이 없어보이는 이 영화에 대한 판단은 긍정적인 것이 아닌 듯 했다.
섹스를 하지않지만 그래도 죽는다? 오히려 거부한 이 여성에게 책임을 묻는 것인지?
어? 그런데 뭔가 좀 다른 것 같다.
기존의 슬래셔 영화들이 살인자와 희생자간의 관계에만 주로 초점을 맞추어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주력했다면 이 영화는 포인트가 조금 다른 듯 하다. 영화 시작 후 약 40여분 만에 첫 희생자가 등장하는 이 영화는 등장 인물의 관계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다뤄지고 있다. (기존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제고 곧 살해당할 인물들간의 관계를 조금 더 묘사하고 있으며 당연히 대사도 더 풍성하다.(심지어 살인자에 대한 설정도 허황되진 않다) 더불어 첫 희생자가 나오기 전까지의 과정 중에서 의도적으로 긴장감을 자아내기 위한 연출을 하진 않지만 기존 슬래셔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어? 이 때 쯤이면?' 같은 의문을 떠올리며 내면의 스릴을 스스로 만들어버리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개인적인 느낌이니 절대적인 가치를 의미하진 않다는 것에 유의하길.)
분명 슬래셔 영화의 상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무조건 쫓고 쫓기는 관계에서 익숙한 스릴을 즐기는 것이 아닌, 제한된 환경내에서 얼마 안되는 캐릭터이지만 조금 더 다양한 리액션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이지않나 생각된다. 게다가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아서 연애 초반의 연인들이 즐기기에도 좋다. 물론 스릴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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