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집중력의 탄생 - 집중력이 살 길이다.


집중력의 탄생 Distracted (2010, 2008)

매기 잭슨
다산북스




노에 게이치의 '이야기의 철학'을 보면 '과거에는 수천 행의 서사시를 모두 외워서 읊었다' 라며 오늘날의 인간의 능력이 오히려 퇴화되었다는 지적을 한다. 확실히 현재에는 인간의 기억력을 보조해주는 수많은 도구들이 있으며 그에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리고 덜 느끼는 필요성에 의해 변화된 인간의 능력은 과거의 그것과 더이상 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글쓴이는 이러한 특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었다.
특히 집중력과 관련하여 문명의 발달이 집중력의 분산을 가져온 사실에 대해 걱정하며 개선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집중력?
분명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이뤄져 온 것이기에 오늘날의 인간은 그런 혜택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집중력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에게 수많은 편의를 제공해온 변화에 회의를 느끼면서까지 놓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이었나?
이 책은 집중력의 가치를 되새기며 21세기의 변화를 반영한 위치를 짚어보고 있다.

1부  집중력의 세계에 대한 탐험
     1장  집중력 분산의 뿌리를 찾아서
     2장  죽은 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
     3장  멀티태스킹에 희생당하다
     4장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머물 곳이 없다

2부  첨단 기술의 세계에서 사라지는 집중력
     5장  감시의 기술로 변한 디지털 문명
     6장  디지털 세계에서 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7장  기계화된 세상에서 사라지는 집중력
    
3부  집중력의 부활
     8장  집중력의 부활을 알리는 서곡
     9장  집중력이 전해 준 선물



총 420여 페이지. (주석 제외, 주석만 약 80 페이지)
이 분량의 2/3에 해당하는 방대한 텍스트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현실을 재조명한 것이었다.
특정 대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마음을 빼앗기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가상세계 속에서 가볍운 커뮤니티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고, 멀티태스킹으로 깊이를 놓치고 있었다. 때로는 정당한 것처럼 보이는 감시행위를 통해 정보의 해석이 불가능해지고 있었으며 더나아가 기계화된 생활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충분히 의식하지 못한채 묻어왔던 변화이리라. 의식하지 못했기에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면 이 책의 정독을 권하겠다. 문장은 대체적으로 읽기 쉽게 쓰여졌으며(어휘와는 별도) 글쓴이가 글을 써가며 취재했던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그리고 자신만의 말이 아닌 세계 각국 명사들의 말을 인용하여 나름 설득력도 갖추었다.[각주:1] 인정하지 못했고, 인정할 수 없었던 사실에 대해 납득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무조건 기술의 의존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얻게되는 편의성을 인정하고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글쓴이가 원하는 것은 현실의 상황 속에서도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상황을 지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글쓴이는 집중력이 분산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 속에서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집중력을 고양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세간에는 뇌지도가 작성되고 인체의 신비가 많이 밝혀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뇌의 메카니즘은 미개척 분야이다. 글쓴이는 집중력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이클 포스너를 취재하면서 가능성을 엿보고 있었다. 현재는 모르기 때문에 열려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집중력을 실체화시킨 인간의 노력을 통해 가능성을 엿보고 그로부터 집중력 분산이 만연해있는 현 사회 속에서 집중력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다고 언급한다. 보수적인듯 보였지만 실은 진보성향이 농후한 저자였던 것이다. 글쓴이는 그렇게 희망적인 글로 독자를 위로하고 독려하고 있었다.


우리 생활에서 집중력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이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오늘 날의 우리 생활에는 집중력 분산을 일으키는 요소들이 너무나도 산재해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인간이 갖고 있는 무형의 특성들을 연구하고 진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의 노력에 앞서 중요한 것은 인간 개개인의 노력일 것이다. 책에서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훈련과 교육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것을 행하는 것은 역시나 개인의 몫이다. 이와같은 저서는 개개인에게 경각심을 일으킬 계기만을 제공할 뿐이다.

나에게 물어본다.
내 스스로는 인지할 수 없었던 나의 변화에 대해 '이게 무슨 개소리야'라며 무시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현실 속 나의 변화를 인정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것인가.
답은 뻔하지만 쉽지가 않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난 수없이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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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집중력의 탄생 - 8점
매기 잭슨 지음, 왕수민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1. 각주를 통해 인용하고 있는 서적 및 전문가의 이름을 밝히고 있는데 그 분량만 80페이지에 이르고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