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 자유의지에 대한 이해는 각자의 몫
읽는 것 2010. 1. 15. 04:13
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 (2009)
글쓴이 : 강영호, 김탁환
출판사 : 살림
사진가이며 소설가인 작가들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강영호 작가는 어느 땐가 춤추며 사진찍는 기행을 TV를 통해서 잠깐 접했을 뿐이고, 김탁환 작가의 책은 읽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이 책을 읽는데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 독서를 끝낸 현 시점에서 그런 사실은 다행인 것인지 어떤지?
상대성인가
인간인간인간
반딧불이인간
웨딩인간
끈적인간
아몬드인간
알바트로스인간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단편이라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강영호'라는 인물을 통해서 서로의 접합점을 갖고 있다. 더불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되는데) 사진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강영호' 라는 인물과 일맥상통을 이룸으로써 환상이라는 책의 특성과 저자가 존재하는 현실간의 이음새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특성은 이 작품이 '관계' 라는 것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음을 조금은 엿볼 수 있을 듯 하다.
각 단편의 제목만 살펴보아도 분명하다.
7가지 이야기의 제목들은 '인간' 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속 내를 들여다보아도 다양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하다못해 독특하고 신기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관계' 만큼 가볍지만 무거운 말이 있을려나. 인간을 언급했을 때 반드시 떠올려야 하는 주제이니 앞서 언급한 점들과는 꽤나 잘 어울리고 있다. 물론 통상적인 이야기다.
이 작품은 여러 장르적 특성 가운데 '판타지' 혹은 '환상' 이라고 불리울 만한 것을 수용하고 있다.
신기하면서도 기괴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글.
그리고 그런 이미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사진.
인간들의 관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지만 과연 이들의 조합이 인간적인가에 대해 의문스러워진다면 이 책을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자세가 된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 신기하면 신기한대로, 기괴하면 기괴하다고 느끼는대로 읽을 수 있으면 족하다. 작가들은 나름 신경써서 작업한 것이겠지만 너무나 남다른 나머지 무언가 있겠다 생각하지말고 그냥 즐길 수 있는 만큼만 즐기면 좋겠다. 물론 그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떤 이들은 인간에 대한 수식어로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와 조합을 이루고 있는 제목에서, 기괴한 주인공의 특징에서 (이야기 속 '강영호' 는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관찰자의 입장을 더 드러내고 있다) 강박증을 엿보고 의심할지도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의식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담겨진 사진에서 이미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게 할 만큼 강렬한 포스를 풍기고 있으니 지나친 의식과 분석은 스스로의 즐거움 자체를 방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던 작가들이 의기투합해서 하나의 결과를 낳은 모습은 아름답기도 하다. 독자의 입장을 벗어나서 의식, 취향, 관심, 이해 등에 있어서 타인과 결합을 이루는 느낌은 얼마나 즐거울까? 하는 동경이 있다. 말 그대로 동경이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짝지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기나 한 걸까? 남자든 여자든 그런 사람과 평생 관계를 이루고프다.
책 후반부에서 밝히듯 이런 두 작가는 후속작에 대한 관심도 있어보인다. 조금 기대해볼까.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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