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주 _ 이번 주말에 어떤 영화를 볼까
잘하면 관객동원 천만 기록이 또 나올까. 이제 천만 흥행기록은 새롭지도 않다. 개봉 4주차에 9백만을 넘어선 '해운대'는 이번 주를 넘어가면 천만 흥행기록을 세울지도 모르겠다.
뒤이어 '국가대표' 역시 4백만을 넘어서면서 올 여름, 한국영화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병헌이 출연했다고 해서 관심을 모은 '지아이 조'는 생각보다 반응이 시원찮다.
개인적으론 블럭버스터라고 불리우는 영화들에 대해서 '최소한 볼거리는 있다' 라는 생각으로 관대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지아이 조'는 오랜만에 욕이 튀어나오는 영화였다. 2009년 현재까지 최악의 영화라고 보면 좋을 듯 싶을 정도. '스티븐 소머즈' 라는 감독에대해 높이 평가하진 않지만 '미이라'를 좋아하는 턱에 배신감으로 인해 치를 떨고 있다.
지난 주 강추를 외쳤던 '명탐정 코난 : 칠흑의 추격자'는 개봉 4주차 현재, 60만 관객을 동원함으로 진득하게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다만 저연령층 팬으로 인한 연쇄반응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 개봉한 '퍼블릭 에너미'.
마이클 만, 조니 뎁, 크리스찬 베일의 이름만 보아도 반드시 챙겨봐야 할 영화인 듯 생각되지만 이상하게 별로 끌리지 않고 실제로 개봉 첫 주의 관객 유입력은 '아이스 에이지 3' 에게도 밀리고 있다. 물론 이보다 못한 흥행을 이루고 있는 영화들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이름이 갖는 가치는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어떤 영화와 비교해도 우위에 선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미지근한 반응은 '죽을 쑤고 있다' 라고 여겨질 정도. 사실 10여년 전, '히트' 를 통해서 얻게 된 전설적인 명성을 현재의 마이클 만에게 기대하기는 좀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히트' 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가. 그 이후의 영화들이 일정 수준은 유지하지만 고만고만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래서인지 기대감 역시 감쇄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들에 대한 반응치고는 미적지근한 편인다. 2-3주 더 지나봐야 될려나.
그 외 '불신지옥', '10억', '아이스 에이지 3', '4교시 추리영역' 등이 극장 상영을 하고 있으나 논외이다.
이 가운데 주목할 것은 지난 주말 개봉한 '썸머 워즈' 이다.
재작년 국내 개봉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를 감독한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이다.
국내에서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하 '시달녀') 반응이 좋았던 탓에 국내 개봉 또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 무수히 개봉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가운데 국내 개봉의 선택! 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명탐정 코난' 과는 다르게 기존 팬이 있는 시리즈의 연속선 상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연령층이 보아도 좋겠지만 명백히 성인 관객 취향에 어울릴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작품의 가치를 떠나서 흥행 여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이잖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이 잔존하는 국내 여건상 유리한 상황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개봉 1주차 관객 수는 6만이 넘었다. 어? 생각보다 괜찮은 흐름이다. 입소문만 잘타면 2-3주를 넘어서면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겠다.
평일 심야여서 그런가 생각보다 관객은 적었다.
용산 CGV 에서도 비교적 좌석이 적은 7관을 배정하고 있었고.
내용은 전혀 접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의 이름만으로 기대를 갖고 관람을 한 결과,
2009년 8월20일 현재, 드래그 미 투 헬과 함께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장르적 특성, 디테일, 스토리 등 대부분이 만족스러웠다.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도 충분히 활용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전해준 작품이었다. 고로 이번 주 추천할 영화는 당연히 '썸머 워즈' 이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냥 극장에 가서 봐야한다. 그만한 투자가 전혀 아깝지 않다.
조금 덧붙이자면 영화가 끝난 직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극장을 나가던 한 젊은 여성이 휙~말을 던졌다. " 현실적이지 않잖아 "
응?
그럼 이 영화를 보러오면서 다큐멘터리를 기대하고 왔다는 것은 아니겠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픽션과 논픽션에대한 구분도 전혀 하지 못하고 왔다는 것은 아니겠지?
더불어 지금까지 현재를 배경으로한 실사 영화를 보면서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는 멍청한 답변은 아니겠지? 설마.
사실 영화를 접하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공감을 할 수 있을지언정 현실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픽션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해도 말이다. 연출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논픽션이 픽션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최근 가장 대표적인 예로 '국가대표'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본 직후 현실적이다 아니다를 논하는 것은 상당히 미련한 짓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현대의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논하고 있다. 다소 고전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데 비중을 둔 작품으로 영화가 비현실적인 표현으로 묘사하고 있다지만 그 안에 담겨진 것은 가족에 대한 것, 즉 지극히 현실적인 감각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냥 그 젊은 여성에 묻는다. " 너한텐 가족이 비현실적인 것이냐? "
가족이 해체되어지는 현실을 직관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살려보려는 이 작품은 충분히 드라마틱 하면서 감동 또한 제공될 수 있을터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다른 말 필요없다.
닥치고 가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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