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_ 누구보다는 어떻게?

 

누군가 (2007, 2003)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분명 삶에 대한 고난과 갈등은 탐정으로 하여금 미스터리를 쫓게 만드는 원동력인지 모른다. 그래서 대대로 유명한 탐정들은 평범하지 않은 개성과 환경 속에서 태어난 캐릭터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탐정에 대한 그러한 한계, 평범하고 행복한 탐정에 대한 의문을 지닌 작가의 의도에서 태어나게 되었다고 지은이는 밝힌다. 그래서 태어난 ‘스기무라 사부로’라는 캐릭터는 정말 행복해 ‘보이는’그런 인물이다.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부족함이 없고 평범한(부족하지 않다는 것 자체가 이미 평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가정의 가장일 뿐이다.[각주:1] 그래서인지 그런 인물과 미스터리와의 접합은 소박하다 여겨질지도 모르는 그런 사건이다.[각주:2]

 

스기무라는 이마다 콘체른 회장, 장인의 개인운전 기사인 가지타 노부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피해자의 딸들이 아버지의 죽음이 살인인지 사고인지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출판하길 원했기 때문. 콘체른 기업의 사내보를 편집하는 편집자의 입장에서 사건에 다가가는 스기무라는 의외의 현실을 알아가게 되는데......

본 작품은 크게 두 가지의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운전기사 가지타의 사망 사건. 또 하나는 그의 과거에 대한 딸의 유괴 사건.
살인과 유괴?
분명 미스터리 소설로 충분히 다뤄질 법한 소재이긴 하나 이 작품이 유사한 소재를 다룬 기존 작품과는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 스포일러가 될 듯 싶어 말을 아끼지만 미스터리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혹은 평범한 진실이 변화할 수도 있다. 중간 과정이 꽤나 튼실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 결과에 의연하지 않고도 충분히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어깨의 힘을 빼는 것이 어떨지? [각주:3]

사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내러티브보단 캐릭터이다. 현 시점으로 이미 ‘이름없는 독’이라는 후속작이 등장한 상황은 ‘스기무라 사부로’라는 평범하기에 독특한 인물의 가치가 입증되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 캐릭터가 꽤나 강한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단순히 ‘평범하다’라는 특성 때문이 아니라도 글쓴이가 입혀놓은 디테일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기업 가문의 데릴사위라는 위치, 그리고 장인과의 미묘한 관계가 될 듯 싶겠다.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내면적인 갈등은 보너스다. 너무나 평범하게 ‘보이지만’현재 자신의 위치에 대한 불안감과 관계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그 역시 고민과 갈등을 안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인간적으로 잘 만들어진 캐릭터가 되어 생명력을 연장 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평범하다’라는 것이 정말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당연하지 않게 풀어 낸 것은 역시나 글쓴이의 역량인 것이다.

이외에도 ‘스기무라’라는 캐릭터의 특성 상 상황에 대한 변화가 빠르고 분명하게 드러나진 않기에 이를 보완하는 다수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그렇게 주인공을 중심으로 혹은 좀 겉돈다 하더라도 각각의 관계들은 작품의 중심적인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특성은 글쓴이 고유의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장들이 기능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면을 전달하는데도 능숙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고 있었다.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과 병행해서 주로 보고 있었는데 비교 대상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유사 장르의 글을 쓰는 작가들로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이 좀 더 기능화된 느낌이 있어 상대적으로 더 느끼고 있었다) 글쓴이의 글을 전부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어오는 과정에서의 개인적인 판단이니 참고하시길.

 어쨌든 많지 않은 분량 내에서 압축적인 이야기를 부담없이 풀어낸 작품이다. 글쓴이의 글을 좋아한다면 이미 읽었겠지만, 처음 글쓴이의 글을 접하는 사람이라도 추천서로 괜찮을 듯 싶다.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사용하였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1. 대기업 가문의 데릴사위라는 그의 위치는 그가 가진 물질적 조건을 표면화시키는 것이라기보단 평범한 샐러리맨일 수 밖에 없는 그의 입지와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이기 위한 최소한의 내적 갈등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본문으로]
  2. 사회적 이슈를 종종 미스터리로 풀어갔던 글쓴이의 경향을 본다면 의외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본문으로]
  3. 제목에서도 말하는 누군가의 의미는 굳이 깊게 들어가려면 들어갈 수도 있다. 작품 속에서 표면화되려하지 않는 '누군가'의 의미는 글쓴이 특유의 사회적 사색으로도 지켜볼 수 있으나 그런 것은 독자 개인의 취향으로 맡기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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