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도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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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2005)

감독 : 짓소지 아키메
각본 : 이노츠메 신이치


교고쿠도 시리즈가 인기를 끌어 온 것에 비하자면 비교적 늦은 영화화다.
원인은 조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작에 담겨있는 막대한 정보를 정해진 시간내에 보여줄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도 할 듯하다. 특히나 가장 비중있는 부분인 교고쿠도의 이야기는 압축된 대사로 전달하기에 분명 무리가 있다. 다루고 있는 소재가 눈으로 확인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 관념적인 이야기를 압축해서 관객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하는 과정은 생각만해도 고통 그 자체이다.
추젠지 아키히코 즉, 교고쿠도 역할을 맡은 츠츠미 신이치는 방대한 대사량으로 얼마나 힘들었을지.

쉽지 않았으리라.
뭐하나 버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영향력이 적은 정보들을 솎아내어 어색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본 작품에서 보여진 미스터리 사건을 진행하기 위한 필요한 정보, 딱! 필요한 정보만을 담아내어 이야기의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조 자체만으로는 앙상한 이미지를 피할 수 없을 듯.
다만 그런 부족한 정보 대신 정서적인 분위기로 원작과는 다른 색을 갖춘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작품은 195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영상화시켜 보여줌으로 부족함을 메꾸고 있다. 더불어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극적인 연출을 꾀하여 분위기를 덧칠한다. 논리적인 구조로 매력을 발산하던 원작과는 다른 형태의 완성품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 주어진 미스터리에 대한 원활한 이해를 위한다면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이 작품 외에 '망량의 상자'도 영화화 되었고, '망량의 상자'의 경우 작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니 이또한 원작을 먼저 감상하길 원한다.
원작을 보면서 방대하고 몽상적인 이야기에 허우적거렸다면 영화(혹은 애니메이션)은 좋은 요약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를 보고 원작을 보는 방법도 가능은 하나 다루고 있는 정보의 양이 워낙 다르니 아마도 영화와는 무관하게 전혀 새로운 작품을 보는 듯 할 것이다. 고로 먼저 얘기한 방법을 적극 추천한다. (교고쿠 나츠히코 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작품은 모두!)

여담이지만 작품 막바지에 보면 원작과는 무관한 흥미로운 장면을 보여준다.
뭔고하니 국내에는 '귀태랑' 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만화, '게게게 키타로'에 대한 이야기다.
교고쿠도 시리즈도 요괴에 대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니 두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다만 두 작품의 제작사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일종의 예고편 같은 씬이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2007년도에 '게게게 키타로'의 실사판 영화가 개봉되었으니. 아니면 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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