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숙명 - 숙명 또한 의지가 담겨있다
읽는 것 2010. 5. 10. 02:18
숙명 (2007, 1990)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창해
1985년 '방과 후'로 데뷔한 그의 초기작을 보면 그 역시 '범인'과 '트릭'에 비중을 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을 기점으로 그 작풍은 뚜렷하게 변화하게 되었다. 그 역시 인터뷰에서 밝히듯 상당 수의 미스터리 소설이 '범인'과 '트릭'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비관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오늘 날까지 이어져 '히가시노 게이고'하면 어떤 글을 쓰고 있는 작가인지 뚜렷하게 특징지을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글쓴이의 작품들을 접해본 이라면 그의 네이밍 센스가 직설적이고 간결하다는 것에 익숙할 것이다. 이 작품 역시 마지막에 드러나는 비밀을 직접적이면서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글쓴이가 살인사건의 범인과 트릭이 아닌, 등장인물의 관계와 이 작품의 설정에 큰 비중을 싣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살인사건의 결과가 드러났을 때 어쩌면 허탈한 느낌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 시점이면 그 결과가 이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기에. 물론 이 작품 자체가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얽혀 있는 플롯을 풀어가는 과정은 단순 살인사건의 결과보다 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스릴러의 긴장감보단 마치 누군가의 먼지 쌓인 오래된 일기장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의미없지만 젖어들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글쓴이는 기능적인 문장을 잘 구사한다. 그의 글에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정교하게 짜여진 결과일 뿐이다. 미학의 문장을 추구하진 않지만 그가 구사하는 기능은 확실히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작품 또한 언급한 것처럼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과 캐릭터를 통해서 '숙명'이라는 단어가 전달하는 무게감과 설정에서 비롯되는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다. 그의 글을 읽어왔다면 반드시 이 작품을 거쳐가야 한다는 점은 마치 숙명과도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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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창해
1985년 '방과 후'로 데뷔한 그의 초기작을 보면 그 역시 '범인'과 '트릭'에 비중을 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을 기점으로 그 작풍은 뚜렷하게 변화하게 되었다. 그 역시 인터뷰에서 밝히듯 상당 수의 미스터리 소설이 '범인'과 '트릭'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비관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오늘 날까지 이어져 '히가시노 게이고'하면 어떤 글을 쓰고 있는 작가인지 뚜렷하게 특징지을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UR전산 이라는 대기업의 CEO가 살해당했다. 때에 어울리지 않게 화살에 맞아 살해당한 사실은 용의자의 폭이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 국한된다는 사실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 살인사건을 통해서 어렸을 때부터의 숙적, 아키히코와 유사쿠는 재회하게 된다. 사건과 그 둘의 재회는 마치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과거의 놀라운 음모가 감춰져 있음을 알게된다.
글쓴이의 작품들을 접해본 이라면 그의 네이밍 센스가 직설적이고 간결하다는 것에 익숙할 것이다. 이 작품 역시 마지막에 드러나는 비밀을 직접적이면서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글쓴이가 살인사건의 범인과 트릭이 아닌, 등장인물의 관계와 이 작품의 설정에 큰 비중을 싣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살인사건의 결과가 드러났을 때 어쩌면 허탈한 느낌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 시점이면 그 결과가 이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기에. 물론 이 작품 자체가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얽혀 있는 플롯을 풀어가는 과정은 단순 살인사건의 결과보다 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스릴러의 긴장감보단 마치 누군가의 먼지 쌓인 오래된 일기장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의미없지만 젖어들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글쓴이는 기능적인 문장을 잘 구사한다. 그의 글에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정교하게 짜여진 결과일 뿐이다. 미학의 문장을 추구하진 않지만 그가 구사하는 기능은 확실히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 작품 또한 언급한 것처럼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과 캐릭터를 통해서 '숙명'이라는 단어가 전달하는 무게감과 설정에서 비롯되는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다. 그의 글을 읽어왔다면 반드시 이 작품을 거쳐가야 한다는 점은 마치 숙명과도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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