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가면라이더 류우키 - 외면받은 성인?


가면라이더 류우키 仮面ライダー龍騎 (2002, 50화 完)


오노데라 아키라 외
고바야시 야스코/이노우에 도시키
스가 다카마사/마츠다 사토시/스기야마 아야노




가면라이더 류우키(이하 류우키)는 이른바 헤이세이(成) 라이더로 분류되는 시리즈 가운데 3번째 작품이다.
가면라이더 쿠우가(이하 쿠우가)와 가면라이더 아기토(이하 아기토)에 이어 2002년, 1년 동안 50화의 분량을 방영하였다. 쿠우가와 아기토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특성이 엿보였지만 류우키에 와서는 완전히 분리시켰다. [각주:1] 

[ORE저널]의 견습기자 '키도 신지'는 취재 도중 검은색의 카드 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카드 덱으로 인해 미러월드로 빨려들어가 가면라이더의 존재와 그들간의 싸움에 대해 알게된다. 그 역시 가면라이더 류우키로 변하게되어 싸움에 말려들지만 운명처럼 정해져있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라이더간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데......



류우키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이질감이었다.
쿠우가와 아기토를 보면서 좋았던 점 하나는 성인 시청자를 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기토 리뷰를 하면서도 지적했었지만 아기토 방영 당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시청자는 30대였다. 물론 나 역시 적절하게 활용된 미스터리 구조를 바탕으로 특촬물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각주:2] 어렸을 때 과거의 가면라이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류우키에 와서는 저연령층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 성인관객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미러 월드'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하여 현실적 감각을 떨어뜨리고 있다. 전작들이 알 수 없는 외계존재들을 등장시키고 있지만 최대한 배경의 현실적 감각을 유지하려 한 것에 비하면 분명 상대적인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변신 시스템의 변화는 큰 영향을 미쳤다. 가면라이더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변신 벨트일 것인데, 류우키에서는 '카드 덱'을 시스템에 포함시켜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상 연령을 대폭 낮춰버렸다. 물론 보유한 카드에 따라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하기에 볼 거리는 더 늘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그렇게 보여지는 연출 조차 특수촬영이 아닌 CG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러움을 많이 상실했다.
더불어 이번 작품에선 가면라이더가 총 13명이나 등장한다.[각주:3] 원래 가면라이더 사이에 싸움이 일어난다는 설정에 의한 것인데 기존의 것과는 차별화를 둔, 신선한 것이기도 하지만 캐릭터가 많아지다보니 캐릭터성은 더 단순해져 버렸다. 물론 그 가운데 비중있는 캐릭터는 5명 정도이지만 그들 역시 설정에의해 목표가 고정되다보니 다양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각주:4]



그렇다고 형편없는 작품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이야기의 기본적인 뼈대를 이루는 미스터리는 전작들보다 좀 더 튼실하고 디테일하게 꾸며졌다. '미러월드'라는 세계관을 창조하면서 그와 얽힌 드라마속 미스터리와의 관계가 충분히 설명되고 있기에 즐길만한 가치는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는 엔딩에 이르러 단순히 해피엔딩만을 염두에 두진 않기에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극장판과 SP 드라마판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어 흥미를 주기도 한다.[각주:5]
 


헤이세이 라이더의 시작을 알린 쿠우가를 비롯해서 연이은 아기토와는 분명 큰 차별화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그러한 이유들로 인해 개인적으론 그 차별화를 반가워할 순 없었다. 가면라이더라는 작품이 현재는 비교적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과거의 가면라이더(쇼와라이더)와 원작만화는 성인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복귀한 가면라이더의 모습이 훌쩍 커버린 나에게도 충분히 매력을 전달할 수 있었기에 반가웠었다. 그렇기에 일부 아이템의 선정과 연출의 변화를 통해 저연령층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이질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특성이 이후에 계속 등장한 가면라이더 시리즈 전반에 보여지는 것은 이러한 변화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별도의 극장판 가면라이더를 통해 성인들을 충족시키려는 시도 또한 TV 시청자의 연령대를 명확하게 만들려는 증거일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키덜트의 기대 또한 존재하는 것이니 아쉬움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렷다. 뭐, 무난히 볼 순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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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면라이더 류우키 하이퍼 배틀'이라는 특별한 영상을 통해서 류우키와 아기토를 격돌시키는 연출을 보이기도 했지만 메인 스토리와는 상관없는 것이다. [본문으로]
  2. 특촬물이기 때문에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주고 있다. 가면라이더의 특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유치할 것이라는 감성적 특성을 최소화하고, 드라마 구조 역시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이런한 점을 위해 이후에 등장하는 작품들도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기대는 경향이 크긴 하지만) 표현방식의 문제이지 가면라이더라는 영웅을 소재로 삼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헐리웃 영웅들에 열광하고 있지 않았던가? 어떤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느냐는 연출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본문으로]
  3. 본 편 외에 SP와 극장판을 모두 포함한 것을 전제로 함. [본문으로]
  4. 추구하는 목표와 이뤄질 수 없는 현실간의 괴리감으로 고민하는 캐릭터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거기까지다. [본문으로]
  5. 물론 이 점은 이 작품 고유의 특성은 아니다. 다른 작품들도 볼륨의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다른 매체를 통해서 전하고 있으니.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