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빙 휴먼 시즌1 - 인간이란?


빙 휴먼 Being Human 시즌 1 (7화, 2008)

Toby Haynes
Toby Whithouse
에이단 터너/러셀 토비/레노라 크릭클로우


Demons 리뷰를 하면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영국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좀 더 글로벌한 감각을 유지하는 영국영화는 논외지만. 그런와중에 빙 휴먼이라는 낯선 이름의 드라마를 접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론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편견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미첼과 조지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애나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집주인의 옛 애인으로 그 집에서 사고로 죽었고, 그 집을 떠나지 못하는 유령이 되었다. 그렇게 유령과 함께 살게 되었지만 미첼과 조지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미첼은 흡혈귀이고, 조지는 늑대인간이었다. 그렇게 인간이 아닌 인간의 평범하지 않은 동거가 시작되었는데...... 

독특한 설정
흡혈귀와 늑대인간과 유령의 기묘한 동거?
흥미를 자극하는 설정이다. 서로 동질성을 찾기 힘든 존재들의 동거 또한 참신하게 여겨지지만 그보다 더 독특한 점은 캐릭터에 있다. 물론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서 자주 등장해온 캐릭터이기에 특별할 것이 뭐 있겠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들 고유의 특성을 반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그리고 그렇게 반목하는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갈등이 발생하고 있기에 작품 속 캐릭터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피를 마시지 않는 흡혈귀, 폭력적이지 않은 늑대인간, 한恨 을 지니고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유령.
흡혈귀 답지않고, 늑대인간 답지않으며, 유령 답지않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동거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전례를 찾기 힘든 설정의 힘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여지는 작품이다.



인간답게란?
흡혈귀든 늑대인간이든 유령이든간에 인간이 아님은 분명하다. 인간임을 증명하는 조건에 육체가 조건이 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러한 전제조건을 부정한다.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조건은 몸이 아닌 마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흡혈귀인 미첼이 피를 마시길 거부하고, 살육을 갈구하는 늑대인간인 조지가 변신할 때마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을 격리시키는 모습은 그들 스스로가 원래 인간이었음을, 그리고 지금도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옛 애인에 대한 미련을 잊지 못하고 산 사람처럼 행동하는 애나도 마찬가지다. 마치 동양철학 가운데 주자학이 주장하는 바와 흡사한 모습을 보여준다.[각주:1] 개인적으로 인간의 조건 가운데 육체를 제외할 수 없다는 생각이지만 그렇다고 마음의 가치를 부정하진 않는다. 그리고 드라마를 즐기는 입장에서 그들의 그러한 고민이 갈등을 낳고 에피소드를 발생시키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다소 고전적인(?) 테마는 감동적이기도, 교육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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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진지하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존재가 좋아보였다.
현재의 모습이 어떻든간에 과거 인간이었던 존재가 마음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해보였다.
세 명의 주인공 외에 비슷한 상황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존재들과의 갈등을 그리는 모습이 흥미진진해보였다.

액션, 스펙타클, 스릴, 호러와 같은 장르적 특성으로 익숙한 캐릭터들이 전혀 다른 성향을 보여주며 위에 언급한 특성을 갖춘 드라마를 보여줌으로 나는 영국 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선택은 신중해야겠지만 또 다른 기회를 얻기를 지금은 희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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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공자는 아니기에 단순화시킨 이해를 비교, 적용한 것으로 생각해준다면 좋겠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