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르시아 왕자 : 시간의 모래 - 올 여름을 여는 나쁘지않은 시작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Prince of Persia : The sands of time (2010)

마이크 뉴웰
보아즈 아킨/더그 미로/카로 버나드/조던 매크너
제이크 질렌할/젬마 아터튼/벤 킹슬리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PC로 게임 좀 즐겨봤음직한 사람들이라면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타이틀이다. 당시 용산전자 상가에서는 지금과같은 HD 동영상이 아닌 페르시아의 왕자 플레이를 매장 홍보용으로 보여주곤 했다. 그리고 나는 왕자의 유려한 움직임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물론 이 작품은 페르시아의 왕자 초기작이 아닌 2003년에 출시된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를 영화한 작품이다. 하지만 초기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움직임, 더 나아가서 차기작에서 보여준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이 큰 매력이었던 원작을 고려한다면 전 시리즈를 관통하는 매력 포인트는 분명 존재할 터였다.



블럭버스터 답다
그런 게임의 매력과 스타일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딱! 블럭버스터 답다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블럭버스터의 특징답게 이 영화 역시 비주얼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고, 네러티브는 획일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크게 두 개의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플롯으로 진행되지만 별도로 여겨지지않는 두 라인의 블롯이 교차되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주인공을 떠나지 않는 카메라로 인해 관객들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취향에 따라 이야기가 빈약하게 보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주얼에 대한 비중이 높은만큼 간략화된 플롯은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주얼은 블럭버스터 영화에 잘 어울린다. 주인공 다스탄의 화려한 움직임은 화려함과 스피드도 갖추고 있어서 볼거리도 풍성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느낌은 씬의 호흡이 빠른 구성과 맞물려 관객으로 하여금 스피디한 진행을 느끼게 되었다. 어디까지나 블럭버스터에 어울릴법한 구성과 원인들이다. 게다가 원작에 익숙하든 아니든 간에 제이크 질렌할이라는 캐스팅에 만족함을 느끼는 것은 공통적인 장점이 되는 듯 하다. 정적인 캐릭터에 익숙하던 배우가 이러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호감을 품게 되는 듯. 그런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해도 말이다.

블럭버스터 라서
그리고 이러한 구성요인들은 장점임과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좀 더 복잡한 플롯 구성을 선호한다면 이 영화는 볼거리만 내세운 그저그런 영화일 수 있다. 액션 또한 익숙함에 따라 차별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요즘 비주얼을 주무기로 내세운 영화 중에 이 정도도 보여주지 않는 영화가 어디 있겠는가. 익숙함은 기본적인 어드벤티지임과 동시에 차별화를 무시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 작품이 원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화가 아닌 게임이이서 원작 팬들의 민감한 반응이 요주의될 수 있다. 영화나 다른 매체를 원작으로 갖고 있는 것보단 좀 더 매니악한 팬을 지닌 매체이다보니 원작과의 유사성, 차별화의 디테일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더불어 게임을 영화화했을 경우 높은 완성도를 이룬 사례가 매우 흔치않기 때문에 기대치마져 깎아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각주:1] 그리고 그 결과는? 워낙 개인적인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사항이라서 섣부른 판단은 어렵지만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된다.[각주:2]

더불어 한 가지 사항을 덧붙인다면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닌 '시간의 단검'에 대한 것이다. 소품의 가치를 넘어서 내러티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이 도구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분은 이 단검이 지닌 설정과 영향력이 너무 과대해서 스토리 흐름을 망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확실히 흐름 상의 중요한 포인트에서 이 도구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개인적으론 이 도구가 과용되는 것을 막기위한 장치가 충분히 되어 있으며, 염려하는 것과는 달리 내러티브 상으로도 잘 끼워맞춰져 있다고 보아진다. 즉, 스토리든 뭐든 감상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는 적다고 생각된다. (스포일러를 막기위해 자세한 사항은 부득이하게 생략한다)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여러 이유들로 인해 블럭버스터로써의 자격은 구비하고 있으며, 실제로 관객들의 반응도 그리 나쁘지 않아보인다. 2010년의 여름을 여는 첫 블럭버스터로써 그 시작은 좋아보였다. 원작 시리즈들도 롱런하고 있는 것처럼 영화로도 속편이 제작될 여지는 농후해 보인다. 물론 첫단추가 잘 꿰어져야 하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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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껏 게임을 영화화한 작품을 여럿 접해왔지만 '사일런트 힐' 외에 만족스런 결과를 보여준 영화는 없었다. [본문으로]
  2.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장면들이 몇 장면 있었다.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하여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구성을 통해 액션의 유사함을 뛰어넘는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