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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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eamers (1995)


감독 : 크리스찬 두과이
각본 : 댄 오배넌


6B 행성에서 발견된 에너지원을 지구로 들여오려는 NEB와 방사능 문제로 에너지 수입을 막으려는 연합군 간의 전쟁이 발발한다. 하지만 승자가 나오지 못한채 전쟁은 장기화되고 그 가운데 연합군은 스크리머라는 대인로봇무기를 개발하여 계속해서 상대 진영을 압박하고 있었다. 결국 NEB 측 사령관은 연합군 사령관인 조셉에게 평화협상을 제안하고 조셉은 협상에 응하기 위해 그들을 직접 찾아간다. 하지만 협상 대상인 그들은 이미...

영화는 필립 K. 딕의 단편소설 ' 두번째 변종,Second Variety' 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국내 출간 된 SF 단편집에 포함되어 출판되었고 본인은 아직 못봐서 원작 비교는 불가능하다.)
가장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해서 토탈리콜, 페이첵, 넥스트 등 원작 제목과는 다르지만 분명히 필립 K. 딕이 원작자임을 밝히고 있는 영화들과 동일한 원작자를 두고 있는 작품이다.
우선 결과를 간단히 말하자면 원작은 둘째치고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어라?' 의 느낌?

SF의 특성을 고려해 비주얼을 생각해보자면 사실 볼거리는 별로 없다. 1995년 작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당시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 SF 적 특성을 멋지게 살린 영화는 아니다.(블레이드 러너가 그보다 10년전에 찍은 영화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냥 보다보면 당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 저예산의 느낌. 그래도 그 화면 속에서 전달되는 느낌은 충분하다. 영화 속에서 긴장감의 주축은 역시 살인머신 스크리머인데 사실 상 화면 상에 등장하는 모습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버로우?를 타는 특성으로 인해 보이진 않지만 지속적인 긴장감의 요소가 되고 있다. (원작 설정의 뛰어남이라고 해야하나) 아니 후반부에 다른 타입의 스크리머가 등장할 때는 오히려 좀 맥이 빠지기도.
언급한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어느 상황에서도 위기를 야기시킬 존재로서 스크리머는 두려운 존재이며, 더불어 또 다른 타입의 변종이 있다는 정보를 통해 역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형성시킨다.
작품 속 스크리머는 연합군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사실 상 방치된 채 관리가 되지 않던 병기였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복제되는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적들을 섬멸해왔다.....는 영화 속 정보가 있다. 그런데 이 정보가 후반부에 이르기 전까지 제 구실을 해내고 있다. 관련된 다른 정보들도 이야기 진행을 잘 돕기도 하고.

이렇듯 본 영화는 보여지는 것보다 보여지지 않는, 즉 관객의 머리속에서만 활발히 움직이는 정보를 통해 긴장감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오히려 그 정보가 튼실하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보여지는 것들이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독특한 특징도 있다. 앞서 언급한 특성들과 연관될 수 있는 장면들이 어떤 것이 있었나......곰곰히 생각해보면 관련 장치가 어떤 것이 있었나 생각 날 수 있을 것이다.

언급된 특징들을 보면 원작에 어느 정도 기인한 구조적인 특성들임을 알 수 있는데 몇 몇 부분 중에서는 부실한 느낌을 받는 곳도 있다. 후반부로 갈 수록 그런 특성이 두드러지는데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함인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들게 된다. (초반에도 그런 설정이 하나 있긴 하다)
단순히 원작에만 의존하는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감독의 역할이 너무 크다. 앞서 좋게 보았던 점을 부정할 수 없는 이상 그냥 참 특이하네 라고 웃어버릴 수 밖에.

사실 영화 전체를 보았을 때 부각될 만한 특징은 (원작자의 다른 작품들을 고려해봤을때) 살인로봇의 자체적인 진화와 복제에 있다. 두 특징 모두 로봇의 특징이라기 보단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의 특성을 로봇에 대입한 것이고 그 결과 단순하게 로봇이라고 할 수 없는 존재가 되버린거다.
뚜렷한 목적과 방향이 설정되어 있는(인간에 의해) 로봇이 인간의 특성을 지니자 껍데기만 기계이지 사실 상 인간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주인의 명령을 위해 희생하고 충실한 존재가 아닌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주력하며 심지어 인간의 감정마져 습득해버린 이기적인 존재.
순수한 살인 로봇을 통해서 엿볼 수 있는 인간의 특성. 우울한 결과지만 부정도 못하겠고.

2편도 나왔던데 이건 좀 어떨런지. 누가 제대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그나저나 필립 K. 딕의 작품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이젠 어떤 놈이 나올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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