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원래 간식을 찾는 체질은 아니었다.
아. 그 사실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부터 삼시세끼만 잘먹으면 된다 라는 주의여서 그 외 먹거리에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했다. 뭐 지금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간혹 식구들이 먹는 간식을 좀 얻어먹는 정도이다. 대학시절때는 몸무게가 60kg 도 안나갔었으니까 뭐. 나름 샤프했다. ㅋ

그러던 것이 어느때부턴가 몸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그 어느땐가가 꽤나 옛날이긴 하지만.
불어난 몸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해가기만 했다.
간혹 다이어트를 해보겠다고 아둥바둥거리기도 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생각해보면 살이 급속도로 찌기 시작한 것은 술 때문이 아니었나싶다.
술도 칼로리가 높은 음료이긴 하지만 더불어 먹는 안주도 치명적이니.
술에 대해 발동이 걸린 건 남들에 비해 늦은 편이었다. 막강한 체력으로 술을 퍼부어댈 20대 초반에는 오히려 더 못먹었고 20대 후반을 넘어서면서 오히려 발동이 걸린 타입이랄까.
그렇게 마셔댄 것이 근 4-5년 정도 전부터인가보다.
덕분에 체중도 늘고 체력은 떨어지고.

주위에서도 다 그렇게 살아가길래 그냥 그런줄로만 알았다.
별 특징없는 직장인. 저녁 때 삼겹살에 소주한잔으로 세상을 얻은 것 같은 만족감을 느끼는 그런 존재.
그것으로 족할 줄 알았다. 남들도 이렇게 살아가니까. 나 또한 이렇게 살아가는데 만족하니까.
하지만 몇 년간 이어져오던 그런 개념이 근래 무너짐으로 지금은 또 다시 다이어트를 하고있다.
주위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비교하기 어려우니 나름의 통계에 따른 객관적 척도를 정하기도 곤란하다. ㅋ

예전보다 활동량도 줄어든터라 더욱 체형과 체력을 복원하기가 어렵다. (복원할 대상이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했던 것인지. 워낙 까마득해서리.)
운동은 필수고 먹는 양은 그냥 예전 먹던 양의 절반으로 줄여버렸다.
덕분에 새벽녘에는 허기진 배를 안고 있다.
그런 가운데 TV에서는 식신원정대니, 무슨 맛집이니 이런 방송이 나오고 있다. 평소 식탐이 많지 않던 습관을 깨부셔버릴 정도로 식욕이 솓구친다.
죽겠군.

그래서 택한 방법은 식욕을 주체하기 어려울 때 오이나 양파를 먹곤한다.
건강을 위해서 애써 찾아먹어야 하는 식품을 이렇게 잡숴주시니 일석양조다.
나름 주니어식 웰빙 라이프의 일환이다.
(이러다가도 어디 술자리가 나면 바로 달려가지만)

효과나 좀 있었으면.
이렇게 얘기하는 순간에도 양파를 씹고있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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