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삐 코스튬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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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사기 (2006, 11화)

감독 : 이스이 야스하루
각본 : 시노자키 에리코
원작 : 쿠로마루


동명의 원작만화를 드라마로 만들었다.
사기로 인해 가족을 잃은 한 청년이 사기꾼들을 동일한 방법으로, 즉 사기꾼을 대상으로 사기를 쳐서 응징한다는 복수극을 다룬 내용이다.
수년전부터 원작만화를 꾸준히 좋아했던터라 드라마를 선택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드라마에서는 원작과는 다른 어떤 점을 보여줄 것인지 내심 기대를 했다. 그 결과는?

드라마는 확실히 드라마답게 만들었다.
원작은 감정표현을 비교적 자제하는 흐름을 타왔다. 분명 쿠로사기에게 복수라는 동기가 있음을 밝혀주지만 그에대한 언급은 많지않은 편이다. 뿐만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역시 감정을 드러냄에 있어서 상당히 정적인 느낌을 준다. 초점은 캐릭터에 맞춰있는 것이 아니라 '사기'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그 구조적인 특성을 표현하는데 맞춰져있다. 더불어 단행본 끝에 실제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또한 그런 컨셉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쿠로사기의 과거를 자주 플래쉬 백하면서 그에 대한 원한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설정은 쿠로사기가 연애도, 돈도 마다하고 오로지 먹이감에 집중하는 이유를 잘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런 구조는 원작과 다를바가 없지만 원작에 비해서 복수, 원한이라는 컨셉을 더 강조하여 캐릭터가 보여주는 언행의 개연성을 설명하는 더 나은 증거가 되고 있다.
그 외에도 러브라인을 좀 더 강조하고, 피해자 캐릭터를 좀 더 충실히 표현함으로 드라마다운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쿠로사기와 비슷한 형태의 캐릭터를 중복 배치, 강조함으로 흥미로운 대치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확실히 재미만 따지자면 원작보다는 드라마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사건을 좀 더 현실적인 감각으로 접근하는 원작의 손을 들어주련다.
굳이 비교를 해서 어떤 것이 더 낫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몇 가지 점들, 예를 들어 쿠로사기의 스타일이나 코스튬 쇼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뿐. 이성적으론 그런 변화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왠지 이 작품에서의 과장된 표현이 유독 마음에 닿지 않았던 것이니......

이 드라마를 통해서 '야마삐'라는 호칭을 처음 알게되었다.
뭐, 나하고는 거리가 있는 호칭이긴 하다만 야마시타 토모히사라는 배우가 남성으로써(배우로써는 아직 모름. 다른 작품을 접한 것이 없으니) 매력적이긴 할 듯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남자배우를 조건으로 작품을 볼 의욕은 안생기지만 좀 더 지켜볼까 하는 호기심 정도?
이런.
쓰잘데기없는 소리는.

원작을 좀 더 극적으로 각색하는데 성공한 이 작품은 드라마로써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소재도 흔치않은 소재라 의욕을 돋우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보여주는 구성력도 흥미롭다.
호리키타 마키는 행복한 보너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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