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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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 Deep (2006, 12화)

감독 : 오오네 히토시
각본 : 카와하라 마사히코


원작만화가 있다 들었으나 접하진 못했다.
드라마 내용만 보자면 아키하바라에 서식?하는 오타쿠들이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결집하게 된다. 그렇게 모인 6명의 주인공들은 아키하바라에 생기는 문제들을 그들만의 방법을 통해서 해결해나간다는 희망차고 보람된(?) 주제를 담고 있는 드라마다.

아키하바라.
역시나 가보진 못했지만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한국으로 빗대자면 용산이 어울리겠지. 하지만 지금에와서 용산은 단순히 상술로 범벅이된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아키하바라는 소비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승화된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바로 그런 점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려하고 있다.

오타쿠를 언급했을 때 일반인의 관점에서 문제시되는 것은 역시 그들의 사회성이다. 오타쿠들 가운데는 히키코모리(은둔형외톨이)의 특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그들 스스로 타인의 관심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인들과의 거리감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그들만의 개성과 그들만의 사회성, 관계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들은 전차남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유사하기도 한데 전차남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유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런 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렇게 이뤄진 관계는 소외당하고 무시당하고 있는 각각의 오타쿠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약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권익을 침해받아온 이들이 스스로 단결하여 극복한다는 긍정적인 테마를 담고 있는 것이 좋게 보여지긴 한다.

다만, 장르가 코미디이다 보니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들이 좀 유치하게 여겨질수도 있다.
더불어 마니악한 소품과 개념으로 일부 시청자들에겐 공유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요인들로 시청자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드라마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단점인듯한 것들이 누군가에겐 장점으로 다가설 수도 있기도 하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본다면 재미있는 소품들, 코스튬 플레이, 대사, 패러디 등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풍성한 볼거리를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었다. (가네다 바이크가 등장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탄성을 외쳤다!) 그런 볼거리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면 이 작품은 시간을 할애할 가치가 있다.
역시나 같은 이유로 시간 낭비도 될 수 있지만.

그외 여담이지만,
키타무라 카즈키의 등장과 그의 연기를 보고 좀 경악했다.
'용이 간다'의 키류가 'ㅋㅋㅋㅋ' 이렇게 웃고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가?
게다가 키타무라 본인이 샤아의 코스튬 플레이를 한다는 설정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연을 OK 했다는 뒷얘기를 듣고선 한번 더 헛웃음이 나왔다. 뭐, 개인의 취향에 대해 할 얘기는 없지만 다른 작품의 이미지를 기억하곤 좀 의외였다.
막판의 자쿠 코스튬은 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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