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익스트림 서바이벌 레이싱 퀸, 아! 끝났네?



한국타이어의 제작지원으로 XTM 에서 방영한 TV 프로그램.
제목에서 드러나는 그대로 레이싱 모델이라는 소재를 '심사', '경쟁' 이라는 컨셉에 맞춰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 K' 의 흥행 이후의 여파로 제작된 아류작의 느낌을 풍기지만 차별화된 소재로 흥미를 끌 수 있을법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면 30대 남성의 시청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나름 포커스를 맞춘 기획이라 보여진다. 뭐, 늘씬하고 헐벗은 여성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라는 컨셉은 남성이라는 공통점 아래 나이와는 상관없이 관심을 끌만한 것이라 생각되지만.


개인적으로 '심사', '경쟁' 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들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케이블 프로그램치고는 파격적인 영향력을 미친 '슈퍼스타 K' 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사실, 이 프로그램도 한 두번 잠깐 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잠깐 보았을 때조차 늘씬한 여성들을 구경하려는 것 말고는 기대하는 바도 없었다. 하지만 일이십 분의 잠깐 동안 볼 수 있었던 것은 늘씬한 몸매보다는 불꽃튀기는 경쟁 구도였다.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이 실력과 심사 사이에서 갈등을 낳은 구조였던 것 반에 요즘의 프로그램은 좀 더 복잡다단해졌다. 오디션 응시자의 심사과정 이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어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기도 하며, 이 프로그램처럼 응시자 간의 경쟁구도에 초점을 맞춰 갈등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게 기획되고 연출된 드라마를 형성하기 위해 짜여지는 것이 요즘의 성향이다. 사실 그렇게 의도된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기도 하다. 응시자간 감정의 진실여부를 떠나서 그러한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출연자의 감정을 좀 더 표현하고 그에 반응하여 시청자 또한 감정이입이 수월하게 이뤄지니 엔터테인먼트 장르로썬 윈윈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내가 본 것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프로그램의 초점이 응시자간 경쟁구도에 의도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 편집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획 방향이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특성은 처음으로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스페셜 방송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그램의 에필로그를 보여주는 이 방송은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던 경쟁자간의 심리 상태에 주목하고 있었다. 노골적으로 특정 상대방이 싫다고 말하는 인터뷰와 방송 직후 심사위원에게 따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 응시자들의 감정을 자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겨주었다. 게다가 우승자인 전유현의 모습은 드라마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뭔가를 절실히 원하는 인물에게 장애물이 등장하고 그것을 극복하며 성장하여 결국 승리를 쟁취한다는 이야기의 흐름이 이렇게 정확히 들어맞는 것은 노골적으로 연출개입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심사위원도 드라마틱하다는 인터뷰를 남겼지만 우승자가 탄생되는 과정은 우연치곤 프로그램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다.




이에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없다. 제작사든 후원사든 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레이싱 퀸을 뽑는다는 타이틀에 이끌려 온 시청자들 또한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보여진다. 인위적인 느낌이 들 정도의 구성을 보여줬지만 심사에 응시하여 열정적인 바람을 드러낸 그녀들의 진심까지 의심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담겼고 좌절과 기쁨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그녀들이 자신의 감정마저 속일만큼 연기력이 뛰어날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런 감정에 쉽게 반응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원하는, 기대하는 가치는 충분히 이뤘다고 보여진다. 뭐,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도 아니고(잠깐 보긴 했지만 경쟁구도를 설정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다. 남성으로써 흘겨 본 정도?) 실제로 전 과정을 지켜본 것도 아니지만 내가 본 것을 기초로 느낀 바를 정리해보자면 이런 정도이다. 그냥 사람들이 속된 것으로 치부하는 것들이 오히려 더 감정을 건드려 반응을 이끌어내는 일부 상황에 대해 흥미를 느꼈다고나 할까. 후훗


여전히 여러 채널(케이블 포함해서)에서 '경쟁'을 설정한 프로그램이 유행에 맞춰서 쏟아지고 있고, '슈퍼스타 K3'도 나올테지만 별 흥미는 없다. 위의 프로그램은 소재와 관련있는 우연이었을 뿐이다.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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