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생2막 - 영업맨, 헌 책에 인생을 걸었다



다큐 인생2막 - 영업맨, 헌 책에 인생을 걸었다 1,2부


서울대 앞 녹두거리 대로변에 '도동고서' 라는 헌 책방이 있단다. 5년 째 영업하고 있는 곳인데 그 곳 사장은 과거 보험설계사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하다가 다 때려치우고 헌 책방을 열었다고 한다. 나레이션에서 말하듯 좋은 인상을 풍기진 않는 김광석 사장. 이번 주 인생2막은 헌책방 주인인 그를 보여주고 있었다.


헌책방?
책이 가득 들어있는 매장 안을 카메라로 비추고 있을 때부터 시선은 자연스레 고정되었다. 이제는 특정 상권 외에서 발견하기 힘든 헌책방. 누렇게 변색된 종이와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 냄새도 좋았었다. 가득 찬 책만 보아도 배가 불렀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형 서점에서 느낄 수 없는 그런 기분을 그곳에선 느낄 수 있었다. 소유욕과 경제적 가치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대형 서점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곳이었다.(개인적이고 어렸을 때의 감성일 뿐이다) 이 프로그램이 그런 감성을 일깨워 줄 순 없었다. 하지만 '헌챙방' 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약간의 자극이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 프로그램이 감성적 자극을 위해 제작된 것은 아니기에 큰 기대를 할 순 없는 것이었다. 중년의 나이에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이의 생활 그 자체를 들여다본 것이기에 '책' 이라는 공통점을 통해서도 보여지는 바는 내 기대와 달랐던 것이다. 게다가 제목에서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보험영업에 익숙했던 이가 헌 책을 받아들이면서 표면적으로 보여진 부분은 그의 사업적 능력에 다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주인공의 책에 대한 관심이 사업 방향을 잡는데 영향을 미쳤겠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진 모습은 그가 헌 책방을 운영하기 위해서 얼마나 발품을 팔아야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이뤄내고 유지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영업맨' 이라는 단어가 나타내듯 그 방식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특히 '세상의 모든 책을 삽니다' 라는 문구를 내세워 직접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책을 매입하는 방식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 보험영업을 경험한 이의 운영방식답다고 해야될라나. 이삿짐센터까지 찾아다니며 버려지는 책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일에 있어서 활동적이고 능동적인 그는 여섯 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쉽게 볼 수 있는 가정은 아닌 듯하다. 잠시지만 딸들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일터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상반되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글쎄. 내가 아직 미혼이라 이해하지 못한 것인가.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존재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서로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그도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가장이었을 뿐이다.


온라인 사이트를 찾아서 방문해보니 가격이 많이 싸다는 느낌은 아닌 듯했다. 대략 새 책 값이 2/3 정도? 물론 절반 이하 가격의 책도 있었다. 직접 책을 보진 못했지만 책의 질이 좋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반증하는 가격이라고 봐야될지도 모르겠다. 요즘이야 헌 책도 온라인 상에서 많이 거래되고 있지만 역시 책은 직접 마주하고 고르는 것이 제 맛이라고 여기는 노땅이라 언제고 이 곳을 직접 방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보유서적이 15만권이라고 하니 내 취향에 맞는 책 한 두권쯤은 있겠지.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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