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위치블레이드 - 컨버젼의 결과는?


위치 블레이드 WitchBlade (24화 完, 2006)


오오하시 요시미츠
마이클 터너(원작)/코바야시 야스코
스카이퍼펙트TV/GDH/중부일본방송/Gonzo



위치블레이드는 90년대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어온 마이클 터너 원작의 만화이다. 현재는 2008년 암으로 투병 중이던 마이클 터너가 사망한 이후, 다른 작가들이 이야기를 계속 끌어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원작을 근거로 2006년도에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오리지널 스토리로 제작한 것이 이 작품이다.


대지진이 일어난 때로부터 6년후, 도쿄로 이주한 마사네, 리호코 모녀는 아동복지국으로 인해 서로 헤어져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마사네는 언제부터, 왜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른채 '위치 블레이드' 의 장착자로 도지 중공업과의 거래로 인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모녀는 함께 살 수 있게된다. 이즈음 의문의 존재로 인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게되고 마사네는 도지 중공업과의 거래로 인해 사건을 일으키는 수수께끼의 존재들을 처리하게 되는데......




미국 Comics 에 정통하지 않기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 정도만 앞서 언급했다.
역시 언급한 것처럼 오리지널 스토리로 재구성되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는데, 미국식 히어로물로 알려진 원작과의 연계는 '위치 블레이드' 라는 소재 외에는 전혀 없는 셈이다. 즉, 소재만 빌려와 아니메 특유의 구성과 드라마로 재창조된 작품이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작화 스타일은 말할 것도 없는 수준.


그렇게 재탄생된 이야기는 더욱 원작과의 거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작품의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어머니' 라고 할 수 있는데 막상 빌려온 '위치 블레이드' 라는 소재는 드라마의 핵심이 아닌 장식적인 용도로만 쓰였다는 것이 특이하다. 가장 시선이 집중되는 마사네와 리호코 모녀의 관계 뿐만 아니라 '어머니' 의 키워드를 활용하고 있는 여러 설정들이 눈에 띈다. 그런 점들이 작품의 장르적 특성과 맞물리면서 묘한 위화감을 낳기도 하나 결론적으론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키워드를 사용한 설정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느냐 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단지 표현되고 있을 뿐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고 있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모녀와 NSWF의 이사장, 마리아 등의 에피소드는 동일한 외침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흐름의 연결성을 자연스럽게 해줄 무언가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각주:1]




어쨌든 이 작품은 판타지와 액션의 특성을 갖춘 작품이다. 특히 제작사 이름에 Gonzo 라는 이름이 실려있는만큼 깔끔한 작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조금 아쉽다는 느낌은 있다. 아무래도 TV 시리즈라는 특성으로 인해 작화의 수준이 단순화되고 획일화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는 것이다. OVA 로 제작되었더라면 액션성과 작화의 퀄리티가 훨씬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본다. 뭐, 그랬으면 드라마 부분에서 희생해야 할 것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야기의 밀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 상관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 작품과 관련되어 여러 피규어 상품이 나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의 가치는 오히려 그런 방식으로 더 잘 구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드라마로써의 완성도가 그리 높지않은 상황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남은 것은 노출도가 높은 캐릭터만 남게되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상업성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기에 제작사 입장에선 탓할 것이 없을테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재탄생한 작품이 그냥 소비되는 것으로 마무리지어진다면 좀 아쉽지 않을까 싶다. 후속작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울텐데.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활용 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 2년전부터 원작 위치블레이드의 영화화에 대한 소식이 간간이 들려왔는데 예상대로라면 작년에 영화가 등장했어야 하는데 깜깜무소식입니다. 아시는 분?



  1. 흑백의 이미지가 전하는 느낌처럼 '어머니' 라는 키워드가 전하는 아련하고 따뜻한 느낌은 있지만 설정상의 조화를 이루는 것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