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MBC 스페셜 - 타블로에 대한 진실여부보다 시급한 것은.


어제 MBC 스페셜에서는 '타블로, 스탠버드 가다' 라는 제목으로 최근 더욱 불거진 타블로의 학력위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진 않았지만 워낙 이슈화된 이야기라 몇 번 검색을 통해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었다. 애초에 연예인 학력위조라는 것에 관심이 없었던터라 타블로 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인의 동일한 이슈에도 별로 동하진 않았었더랬다. 글쎄. 학력위조라는 것이 분명 불법행위이겠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행해지는 강력범죄에 비하자면 귀엽다는(?) 느낌조차 있어서 무시하곤 했었다. 그냥 먹고 살자고 발버둥치는 수준으로 여긴 것 이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MBC 스페셜은 타블로와 동반취재를 하면서 직접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 관계자와 학생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나름 화면을 통해 전달되어지는 정보의 투명성을 유지하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의혹이 제기된 문제를 하나씩 짚어나가면서 해명을 해나가는 과정도 설득력을 갖춘 것으로 보였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은 타블로를 옹호한 것으로 보여졌다. 처음부터 그런 방향성이 정해져있지 않았던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아니나다를까 방송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타블로를 옹호하는 글로 가득차고 있다. TV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입증되고 있는 순간이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타블로가 입증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입증하였고 의심의 여지는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현재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지만 최소한 타블로의 스탠포드 재학여부를 가리는 의혹은 이 방송을 통해서 입증되었다고 본다.


사실 타블로의 이번 사건을 통해서 누구의 말이 진실이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 사건을 통해서 개인적인 관심을 자극하는 것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현상, 그 자체였다. 왕따는 학창생활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성인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왕따는 여전히 존재했다. 타블로에 대한 학력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난했다.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와 그의 가족들이 괴로워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의혹 그 자체만으로 당사자와 그의 가족들을 괴롭혔다. 설사 타블로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치더라도 가족들까지 싸잡아가며 욕설을 퍼부어야 되었던가 싶다. 의혹을 제기한 사실보다 아직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비난을 앞세운 이들이 더 나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물어뜯고 할퀴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의문이 생긴다면 합당한 방식과 표현으로 그것을 드러내고 원하는 답을 찾아가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인터넷이 활성화된지 10년도 훌쩍 넘은 이 시점에서 수 세기전의 마녀사냥이 다른 형태로 부활한 문제는 여전하다. 어제 오늘 다뤄진 일이 아닌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에 대한 문제제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방식과 표현에 있는 것이지. 과거 고문을 통해 엉뚱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갔던 것처럼 오늘 날은 말과 글의 힘을 고문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음에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진다. 원활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거대언론의 지배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싶으니 또 다른 문제가 골치를 아프게 하는구나. 허헛.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