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레데터스 - 무난하다



프레데터스 Predators (2010)


님로드 앤탈
알렉스 리트박/마이클 핀치
애드리언 브로디/알리스 브라가/로렌스 피쉬번/대니 트레조



프레데터가 돌아왔다.
이번 여름 여러 기대작이 극장가를 수놓은 가운데 '프레데터스' 또한 많은 이들이 목놓아 기다리던 작품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기대치는 당연하게도 전작들이 보여줬던 매력에 기인한 것일텐데, 1990년에 개봉한 '프레데터 2' 이후 20년의 기다림이 실체화됨으로 전작들의 가치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외전격인 '에일리언vs프레데터' 는 논외)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의 기대치를 안고 등장한 공식적 3번째 후속작은 많은 이들의 기다림을 충족시켜 주었는가?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무난했다고 여겨진다.


로이스를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이 하늘에서 낙하해왔다. 알 수없는 밀림 속으로 낙하한 이들은 당황해하지만 곧 그들이 있는 곳이 지구가 아닌 외계행성이며 알 수 없는 존재에의해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일행 중 하나 둘씩 사냥당하는 가운데 놀란드라는 인물을 만나게되어 상황을 파악하게되고, 그들을 사냥하기위해 점점 다가오는 존재들의 본거지를 직접 공격하기로 결정하는데......




처음 애드리안 브로디가 주인공을 맡게 되었다는 발표에 조금 낯설어하기도 했다. '프레데터' 에서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존재감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던가? 그의 전작들에서의 이미지와 프레데터에서의 이미지는 내 안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삐걱거리며 시작된 후속작에 대한 기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프레데터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에 있다고 늘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프레데터는 건재했다. 진일보한 특수분장은 제외하더라도 사냥꾼으로서 좀 더 디테일하고 세분화된 설정이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과거의 프레데터가 사냥감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었다면 이번 작품 속의 프레데터는 캐릭터 스스로가 변화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냥방식의 디테일은 관계에 의한 드라마가 아닌 과거와의 차별화를 통해 독자적인 심리적 드라마를 형성하였고, 목적의 변화는 세계관 자체를 튼실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후속작으로써의 차별된 캐릭터의 구축을 이끌어냈다고 보여진다. 어쨌든 작품 속 프레데터의 존재감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었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관람 전 불안요소였던 애드리안 브로디 역시 아놀드와는 다른 강인함을 선보여 생각보다 만족스런 느낌이었다고 판단되었다.


하지만 그런 강인함 조차 2차원적인 형태의 것에 불과해 프레데터를 제외하고 좋은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있진 못하다. 액션성에 치중한 나머지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살펴 볼 여유가 없었다. 그들의 과거는 직업만으로 대체되었고 심리적 특성은 말과 행동의 당위성을 위해서만 존재하였다. 2차원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으로 만족한 상황에서 관객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없었다. 다만 상황만을 즐기고 있을뿐이다. 뭐, 이런 점은 이 작품의 설정 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로써의 완성도를 고려할 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설정과 구조는 어떠한가? 우선 외계행성이라는 공간적 설정은 전작과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 부면에서 무리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여진다. 전작을 오마쥬하는 느낌을 주면서도 차별화를 이루고 더불어 자유로운 사냥터를 표현하기에 용이한 설정이지만 그로인해 캐릭터를 표현할만한 기회를 박탈하고 설정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기위해 부득이한 캐릭터 삽입이 필요했다. 특히 소모적으로 사용된 캐릭터의 삽입은 작위적으로 느껴짐과 동시에 로렌스 피쉬번이라는 유명배우가 그처럼 소모된 것에 거부반응도 조금 느껴졌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중간점으로 활용된 놀란드와의 만남을 기해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전반부가 상당 수준의 스릴러로써 기능하였다면, 후반부는 액션성을 한층 강조하였다. 프레데터의 특성을 활용하여 긴장감있는 상황을 연출한 전반부의 분위기는 꽤나 매력적이었는데 설정과 프레데터 자체가 노출된 이후 급격히 떨어진 긴장감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액션성을 강조한 스타일로 전환하여 상대적인 장르적 구분이 이뤄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구조적 특성에 대해 뭐라 말하긴 어려울 듯 싶다. 글쎄, 취향의 문제라고 해야하나. 짬짜면을 먹는 느낌일수도 있고. 아무튼 분위기의 전환을 즐길 수도 있고, 자연스런 흐름의 부재를 아쉬워해야 할 수도 있고 그렇다. 사실 서사구조가 꽤나 단촐한 편이어서 이런 식의 변화도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외 주목할만한 설정은 프레데터와 관련이 있는데 앞서 프레데터의 캐릭터 성에 대해 언급할 때 일부 설명하였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후속작인 이 작품 자체가 전작들과 밀접한 연계성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전작 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인 것처럼 말이다. 앞서 프레데터의 캐릭터가 몇 몇 특성과 관련하여 독자적인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작 프레데터와의 비교를 통해서였다. 이를통해서 얻어진 차별화는 프레데터 자체의 개성이 되었고 이를위해 사용된 프레데터의 설정은 나름 그 목적을 다했다고 여겨진다. [각주:1] 비록 일부분 놀란드를 통해 밝혀지는 방식은 투박하기 그지없지만.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이 영화는 전작들의 가치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업영화로써의 가치마져 무시당할 정도는 분명 아니다. 앞서 언급한 전작과의 차별화를 적절히 이뤄내면서 충분히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 공식적 시리즈의 완전한 부활을 기대해볼 수도 있었다. 외전으로나마 '프레데터' 라는 캐릭터의 명맥을 이어왔는데 이대로 묵히기는 아깝지 않겠는가?
휴우. 쓰다보니 뭔소리지도 모를 얘기만 잔뜩 지껄여놨다. 표현력이 딸린다.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활용 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 개봉 첫날 관람했으나 이제서야 정리하고 있다. 극복하지 못하는 게으름이란...
+ 예고편에서 낚인 장면에 억울하기도 했다.



  1. 1편에서의 프레데터는 그 어떤 작품보다 독자적인 개성을 자랑한 작품이었지만(처음이니까) 사실 시각적 감지가 불가능하다는 특성으로인해 다른 캐릭터와의 맞대응을 통해 그 개성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2편에서는 도시라는 거대구조와의 관계를 통해 동일한 효과를 보였었다. 이처럼 다른 존재와의 비교를 통해 존재감과 드라마를 형성했던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서 차별화와 존재감을 이뤄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