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EIDF, EBS국제다큐영화제 - 8월24일



- Challenges, 꿈을 키우는 아이들

조각가 멜레 Merle (2008)
힐트 록튼/네덜란드/15분


12세의 멜레가 조각가의 꿈을 키워나가는 이야기. 멜레가 1년 전 입원해있던 소아병동으로부터 조각작품을 의뢰받고 그것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9살에 첫 조각작품을 완성했다던 아이에게서 천재성을 발견할 것인지는 논외다. 그냥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어른 못지않은 결단력과 행동력을 보여주는 모습에게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받은 교육과 환경은 이런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긴 너무 편협적이다.



- 페스티벌 초이스

가족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the Family (2010)
쉘리 세이웰/캐나다/88분


아무리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다지만 '명예살인' 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문화차이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를 살인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만든 가치관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다른 문화를 비난하진 않겠다. 공감은 힘들어도 인정을 통해서 대화로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존중하겠다. 이 경우에도 다른 문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개심이 폭력을 일으킨 것이 아닌다. 그런 적개심 가득한 개인의 가치관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을 터. 글로벌 시대에 문화차이로 갈등을 일으키는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안타까운 희생은 계속 되고 있었다.



디스코와 핵전쟁 Disco and Atomic War (2009)
야크 킬미/에스토니아, 핀란드/78분


냉전시대의 소비에트연방이었던 에스토니아에서는 핀란드에서 넘어오는 TV전파로 인해 문화적 혼동을 경험하고 있었다. 서방국가의 문화컨텐츠를 경험하게 되면서 스스로의 욕망에 일깨워져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담아내었다. 당시 소년이었던 이들의 나레이션을 통해 기억 속의 당시 모습을 재연함과 동시에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적용시켜 풀어가는 모습이 제법 의미심장한 듯 다가오지만 그냥 유쾌한 에피소드로 즐겨도 무방하다. 조정당하고 억압당했던 당시의 실제 상황을 굳이 떠올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어떠한 상황이었든간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욕망하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듯이 사람들의 긍정적인 모습을 염두에두며 관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 작품을 채워넣은 것은 방대한 자료화면과 재연장면, 인터뷰 등인데 자료의 활용 및 연출이 꽤 유머러스하여 재미있다.



나의 납치범 My Kidnapper (2010)
마크 헨더슨, 케이트 혼/영국/83분


세상은 모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군가 근거를 둔 이론을 펼쳐도 또 다른 이는 상반된 견해를 내놓기 일쑤이다. 그런 논리는 제각기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절대적인 가치를 갖지 못한다. 8명의 민간인을 납치한 이들에게도 자신들만의 정당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스톡홀름 증후군을 증명하듯 납치당한 이들도 그들의 정당성을 이해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이 정당화될 순 없을 것이다. 폭력의 효과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효율성만으로 모든 것을 용인하려 한다면 세상이 어찌될 것인지 상상조차 하고싶지 않다. 그나마 납치범의 미안하다는 한 마디가 최소한의 인간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지만.


6년전 콜롬비아에서 납치되었던 8명의 피해자 중 4명이 다시 한 번 자신들이 납치되었던 곳을 찾아감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치유를 위해서, 기록을 위해서 악몽같은 곳을 다시 찾게되는 그들의 여정을 통해서 복잡다단한 세상살이의 면모를 조금은 엿보는 듯하다. 납치범이 피해자를 초대해 조우하는 모습은 일반적이진 않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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