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다큐멘터리 3일 - 나의 조국, 나의 고향 사할린 아파트 3일


2010년 8월15일
나의 조국, 나의 고향 - 사할린 아파트 3일


광복절 특집으로 제작된 프로그램.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사할린 한인정착촌 '고향마을' 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으면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사시는 곳.
이곳은 2000년도에 지어져서 현재 800여명의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방송은 이 분들이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사할린에 있을 때에는 고국을 그리워하고, 고국으로 귀국해서는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71세의 할머니도 젊은 축에 끼어드는 곳이라 대부분의 분들은 먼 여행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리움은 기다림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기다림은 언젠가 볼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다. 실제로 휴가철에는 사할린의 자식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먼저 떠나간 배우자는 그런 기다림으로 대체할 수 없었다. 그냥  그리워할 뿐이었다.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기다림과 그리움이지만, 이분들의 것은 수십년간 쌓여온 농짙은 애절함이 담겨있는 것이었다. 같지만 다른 것이라고 할까.
그리움을 채우기위해 고국 땅을 밟았지만 그로인해 또 다른 그리움이 생긴 것은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일까. 심지어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과 연락이 아예 끊긴 분들도 계시던데...


그렇다고 이 분들이 절망 속에 살고 계신 것은 아니었다.
냉장고가 고장나서 고생하고 계시던 할머니는 한 달 40만원의 보조금을 모아서 새로 산 냉장고를 보시면서 흐뭇해하셨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던 할머니는 힘들지만 가족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분들은 비슷한 아픔과 그리움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살고 계셨다.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엿볼 수도 있었지만 웃음을 잃지는 않으셨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분들도 행복을 위해 살고 계셨다.



수 십년 전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이들이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않고 찾아와 고국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18년전이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렇지만 이분들을 기억하고 의식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나마 광복절이라는 국경일을 통해 기억해보려는 시도는 좋지만 얼마나 가련지. 그 분들을 기억하자, 잊지말자 이런 이야기는 오히려 가식적일 수도 있겠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나마 이러한 과거를 지니셨던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 정도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런지. 다만, 이분들의 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자들께선 잊지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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