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KBS드라마스페셜 - 우연의 남발, 유쾌한 단막극!



KBS 드라마 스페셜 - 우연의 남발 (2010)


노상훈
손황원
최덕문/오용/송재룡/명계남



드라마 초반 여러 컷으로 분할된 화면이 나올 때 어떤 성향의 드라마인지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만화적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꾸며진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유쾌함을 안겨준 드라마이기도 하면서 눈에 보이는 매체의 현실적 가치와 허상에 대해서 쓴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발단은 한 폭의 그림에서 비롯된다.
이 드라마는 바코드로 보이는 문양이 그려져 있는 이 그림을 서로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얼핏 보기엔 이 그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선 껍데기에 불과하며, 등장인물들은 그림의 허상을 쫓아 달리고 있다는 점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리고 정작 실제적인 가치를 지닌 것은 포장된 예술품이 아닌 다른 것에 있었다. 이렇게 진실을 쫓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는 유쾌한 기분에 젖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던 세 명의 주인공들은 보기와는 다르게 진실과 허상을 구분할 줄 알았다. 특히 우연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련의 에피소드 가운데서 숫자에 집착하고 확률을 계산하던 경수는 주인공 집단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다. 항상 촉이 좋다고 말하지만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던 그가 말이다. 상대적으로 패배자로 보일 수 있을 그들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시선을 지니고 있었기에 해피엔딩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시각은 불완전한 감각이다. 특히 욕망으로 가려진 시각은 올바른 판단을 위해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될 뿐이다. 드라마 속 황회장이 그러했고, 사업가(이름이 생각안남)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욕망이 아닌 생존, 본능에 충실했기에 다소 근시안적이고 단순했지만 명확한 시선을 갖었던 주인공들은 결과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현 시점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테마이긴하나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표현력으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한 몫 한 듯. 이 드라마의 주된 재미 중 하나는 캐릭터였다. [각주: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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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정의 무리수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든다. 특히 주요 아이템으로 사용되는 그림의 경우, 캐릭터간의 연관성을 위해 설명없는 연계를 강요하기도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