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부들의 전쟁 - 한국남자는 이해하기 힘든


신부들의 전쟁 Bride Wars (2009)


게리 위닉
준 다이앤 라파엘/캐시 윌슨
케이트 허드슨/앤 해서웨이



'결혼'과 '전쟁'이라는 서로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두 단어의 조합은 정서적의미로써 가능했을 것이다. 사전 준비와 진행을 함에 있어서 치열함이 드러난다는 성향에서 그러할 것이다. 물론 주위에서 조합의 예를 쉽게 발견할 수 있기도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조합의 의미를 그냥 사전적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싶다. 어렸을 때부터 결혼에 대해 이상향을 함께 품어오던 두 여성이 최고의 결혼식을 치루기위해 서로를 적대시하고 마치 전쟁을 벌이듯 싸우는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리브와 엠마는 어린 소녀시절부터 최고의 결혼식을 위한 꿈을 키워왔다. 그리고 마침내 죽마고우인 그들이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게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하지만 웨딩플래너의 실수로 두 사람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치르게 되었다. 서로 상대방에게 날짜를 양보하라는 강요를 하던 그들은 결국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서로의 결혼식 준비를 방해하게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우선적으로 느끼게 된 점은 '결혼문화의 낯설음' 이었다.
리브와 엠마는 어렸을 때부터 결혼식에 대한 낭만을 키워왔고, 최고의 낭만적인 결혼식을 위해 철저한 준비와 축하해줄 하객을 확보하기위해 처절하게 싸웠다. 도대체 왜? 국내 실정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어느 때부턴가 국내에서의 결혼은 낭만보다 실리를 추구하고 있었다. 15분밖에 안걸리는 예식시간은 식사하는 시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심지어 예식은 보지도 않고 식사하러 가는 하객들도 많다), 결혼식 축하여부보다는 축의금 전달여부가 더 중요시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하루에 세 곳의 결혼식장을 방문하는 것이 일상화된 우리들에게 오로지 낭만적인 결혼식을 위해 준비하고 하객들은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 예식과 피로연을 즐기며 축하를 건네는 모습은 낯설다는 것 외엔 다른 어떠한 감정도 낳을 수 없는 것이었다. [각주:1]


더불어 남성의 관점 또한 낯설음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남성에게도 결혼은 '인륜지대사'로써 그 의미는 각별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이상향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 남성의 입장에서는 고개를 가로저을 수 밖에 없을 듯하다. 게다가 그것이 죽마고우와의 우정을 잃어버리면서까지 지켜야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실제로 영화상에서는 엠마의 약혼자가 그런 엠마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고 크게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이 결혼에 대해 남성보다 좀 더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서로 다르니까. 가뜩이나 주된 갈등이 영화시작 25분이나 지난 후에야 발현되기에 초반의 느슨함을 탓하고 싶은 상황에서 이런 낯설음이 가득한 상황은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게 만들었다.[각주:2]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오랜만에 접하게 되었다. 확실히 가벼운 기분전환으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내용과 더불어 앤 해서웨이의 마른 얼굴이 혐오스럽게 느껴져 만족스러운 관람은 이뤄질 수 없었다. 앤 해서웨이는 조금은 얼굴살이 붙은 모습이 훨씬 더 사랑스럽게 보이는데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하복 Havoc에서의 이미지 변화를 꾀한 모습보단 역시 발랄하고 통통튀는 모습이 어울린다.


더불어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일반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과 결혼식의 의미는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얼마나 다른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두 단어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동생의 얘기론 결혼식에 대한 동경만을 지니고 있는 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납득할 수 없었다.
답해 주실 분이 있으실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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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실제로 서양의 결혼식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화면 속에서 보여지는 것이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국내 실정과 비교대상이 된 것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에서 보여진 것임을 밝힌다. [본문으로]
  2. 초반 갈등의 빈곤으로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고(리브의 프로포즈 해프닝은 25분의 시간을 감당하긴 갈등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판단), 깨어진 우정이 회복된다는 내러티브의 흐름은 다소 평이하게 느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이유로 한국남자의 입장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여 몰입을 도울만한 조건조차 없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