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10년 상반기 결산


어느덧 2010년의 상반기도 지나버렸다. 뜻대로 이뤄진 것은 없는 반년이었지만 어차피 시간의 흐름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간다. 그나마 읽거나 보거나 즐겨왔던 것들이 남아 있어서 존재를 반증하는구나. 그런 기록들을 보면 아직 나는 이 시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 언제나 무언가에 비추어 자신을 볼 수 있을뿐이지.



읽어온 것

- 총 67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낱권으로 계수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한 권으로 이뤄진 책이어서 큰 차이는 없을 듯하다. 간혹 4권으로 이뤄진 브레이브 스토리(미야베 미유키 저)같은 책도 있긴 했지만.


- 생각보다 내 마음을 확 끌어당긴 책은 없었다. 작년 '퍼언 연대기'(앤 맥카프리 저)에 홀딱 빠져버린 것에 비하자면. 올 초, 작년에 이어서 완독한 '피를 마시는 새'(이영도 저)도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느껴졌었다. 아무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에 집중한 탓도 있을 듯한데, 그의 책들이 마음을 움직일 힘은 적어도 기본적으로 왠만한 수준을 이뤄주고 있기 때문일 듯하다.


- 그 가운데서도 조금 돋보였던 책이라면 앞서 언급한 '피를 마시는 새'(이영도 저)와 '외딴집'(미야베 미유키 저), '희망, 인문학에게 묻다'(신동기 저), '집중력의 탄생'(매기 잭슨 저) 이었다. 이 책들의 일반적인 평가도 괜찮긴 하지만 그런 세간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순수하게 개인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 언제였던가. 한 작가의 글을 파고드는 독서 습관이 생겼는데 올 상반기엔 히가시노 게이고에 꽂혀서 그의 책을 위주로 봤었다. 이제 하반기엔 누구의 책을 보게 될 것인지. 별로 궁금하진 않다. 읽는 책의 대부분을 도서관에 의지하는 영세 독서가이기 때문에 도서관에 제대로 비치되어 있느냐에 따라 선택도 달라질 것이 뻔하기 때문.


- 자세한 리스트는 공지로 분류된 '2010' 타이틀의 글을 참조.




봐온 것

- 영화는 총 46편, 다큐멘터리는 총 57편(공중파 포함), 애니메이션은 총 15편(235화), 드라마는 총 17편(179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시간으로 따지면......골치 아프다.


- 영화 가운데 돋보이는 작품은 '하드캔디' 뿐이었다. 엑셀로 기록을 남기면서 개인적인 기준으로 별점을 매기고 있는데 총 10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그 중 8점 이상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은 5-7 점 사이로 무난한 수준이다. 드물게 1점을 기록한 영화가 있었으니 '드리프트 GTR'이라는 영화였다. 제작한 이의 노력은 이해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영화였다.


- 다큐멘터리는 대부분 공중파에 의존한 경향이 있는데 그중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것은 EBS에서 방영했던 '다큐프라임 - 이야기의 힘 3부작' 이었다. 복습하는 느낌으로 볼 수 있었지만 제시하는 규칙에 따라 직접 이야기를 연출하는 등의 구성이 재미있었다. 이외에는 채널 T에서 제작한 '윤하, 일본을 담다'(6부작)가 흥미로웠다. 물론 윤하 때문에 봤다.


- 비록 뒤늦게 본 것이지만 상반기에 본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는 '유레카 7' 이었다. 역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이 작품과 같은 구성으로 이뤄진 이야기를 좋아한다. 뒤이어 감상한 '유레카 7 극장판 -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역시 최고였다. 이에대한 리뷰는 재감상한 이후로 잠시 미뤄두고 있다. 이외에 많이 늦었지만 '천공의 에스카플로네'도 좋았고, 이번이 두번째 감상이며 한 번 더 감상 후 리뷰할 것으로 예정되는 '페르소나 - 트리니티 소울'도 좋았다. 반면에 기대했던 '성검의 블랙스미스' 라던가, '흑신' 의 경우 너무나 평범했던 느낌으로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다.


- 드라마는 장르적 특성이 물씬 반영된 드라마가 우세였다. 역시나.
'슈퍼내추럴 5시즌'이 마무리되었고, '웨어하우스 13'이라는 신작 드라마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영국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재고려하게 만든 '빙 휴먼' 또한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세 드라마는 모두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이루고 있는데, 그런 드라마만 찾아다니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드라마는 다른 매체와 다르게 중도 포기한 작품들이 여럿 보이기도 한다.


- 자세한 리스트는 공지로 분류된 '2010' 타이틀의 글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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