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백만광년의 고독 - 즉흥적인 것일라나


백만광년의 고독 (2009)


김보영/김창규/박성환/배명훈/유광수/정소연/고드 셀라
오멜라스



'2009 세계 천문의 해' 기념 작품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SF단편집이다.
2009년 2월 SF작가 8명과 천문학자 3명이 '소백산 천문대'에서 2박3일간 워크숍을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나누었던 이야기의 결과물이 이 작품집이다. 그렇다보니 SF단편집으로써 하나의 테마를 갖고 있긴하다.
'우주(宙)' 혹은 '이계(異界)'를 소재로 낯설지만 경이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


개인적인 판단으론 SF단편집으로 남다른 가치를 보이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근래들어 장르문학계가 활발히 활동하면서 여러 단편집을 출판하고 있는데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보암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출판 계기를 제공한 워크샵의 존재는 이 단편집의 차별화를 증명하는 것이며, 참석한 작가들에겐 영감을 제공하기도 했을테지만 독자 입장에선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것일 듯하다.(SF매니아 층이 아닌 일반인의 관점)
다만, 그런 기회가 독자와는 거리감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후 정기적인 모임으로 자리잡아 지속적인 작품 출판을 이뤄내고 하나의 레이블로 자리잡는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닐 수 있을것이다.


우주와 이계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낯설음, 신비로움, 경이로움 등 과 같은 감정은 모른다는 사실에서 올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소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책 뒷 부분에 실린 '과학동아 3월호'의 기사에서 SF작가들은 SF의 목적을 과학을 통해서 경이감을 전달하는 것에서 찾고 있었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두려워할 수도 있겠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감정을 전달하는데 우주만큼 좋은 소재도 없을 터, 이 단편집의 글들을 통해서도 그러한 감정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찾을 필요는 없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닌 그냥 느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낯선 곳에서의 호기심을 충족시킬만한 최소한의 것은 담겨져 있으니 부담없이 접근해보자.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김보영
- 반전을 꾀하는 글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 문장은 기대를 배신하여 당황스러웠다.

유량극단,  김창규
- 오해와 다름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만광년의 고독,  박성환
- 다른 존재를 통해서 자신을 엿보다.

방해하지 마세요,  배명훈
- 그의 유쾌한 단단함은 여전히 즐겁다.

마지막 천사의 메세지,  유광수
- 이런 젠장, 낚였다.

입적,  정소연
- 다르다는 것에 대한 반응은 선택적이다.

보살들,  고드 셀라
- 종교적 이해를 SF로? 뭐래니.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활용하였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출판서에서 갖고 있을겁니다.


백만 광년의 고독 - 6점
배명훈 외 지음/오멜라스(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