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기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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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national (2008)

감독 : 톰 티크베어
각본 : 에릭 싱어


인터폴 형사인 실린저는 전세계적으로 범죄조직과 결탁하고 있는 IBBC 은행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동료 형사가 살해되고 증인들은 물론 자신까지 위협받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세상 어떤 조직에게도 협조를 얻을 수 없고 심지어 윗 선에서는 수사를 중단 할 것을 종용한다.
고독하게 수사를 계속하는 그에게 정의는 단순히 법으로 판단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줄거리만 직시하자면 사실 기존 스릴러 영화와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캐릭터와 갈등을 일으키는 조직, 그리고 상황의 변화는 이 영화 아니어도 다른 영화를 통해서 쉽게 접해오던 것이었다. 그냥 ' 이번에는 은행이구나 ' 라는 생각이 들어도 변명할 수 없을 정도?

이런 영화가 영화제 오프닝 작품으로 선택되었단다.
그냥 관객이 기대하는 만큼, 딱! 그 정도로만 보여줄지도 모르는 영화가 누군가에게는 남달라 보였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쯤엔 분명 다르긴 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에 있다.
누가, 왜, 뭘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했는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감독은 연출을 하면서도 마치 관객인 마냥 관찰자의 시점을 유지하려 노력한 듯 하다. 자신의 손으로 이뤄지는 결과물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감정도 변화할 법 한데(그리고 그렇게해야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하기에도 용이할 것) 스스로는 끝까지 냉혹한 시선을 거두려 하지 않는다.
감독의 무미건조한 시선 속에서 영화의 흐름도 극적인 드라마를 배제하고 현실적인 감각을 살린 진행을 보여주니 다른 영화와 차별화를 느낄 수 있고 더불어 넘쳐흘러 발 끝에 차이는 그런 이미지에서 탈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각을 개인적으론 높이 사고싶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영웅주의 영화는 흐름에 편승하기 어려운 실정은 자연스레 그런 연출을 유도했던 것이지도 모르겠다.
물론 무슨 다큐멘터리가 될 정도로 현실적인 감각을 강조했다고 보기엔 이 영화 역시 상업적인 틀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최소한 주인공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기준은 감각을 충분히 살려내었다 보여진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부정할 수 없는데,
남다른 감각을 유지하려다 보니 극적인 드라마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극적 장면이 드물고 상당 부분 흩어진 조각과 대사들로 드라마를 이루고 있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나에게 이 영화를 보자고 먼저 제안했던 동반인은 영화를 보다가 잠들었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판이하게 갈라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이 영화를 접한 관객으로 영화에 대한 추천 여부를 묻는 이들에겐 꽤나 곤혹스럽다.
위와 같은 이유로 국내 성적도 1주일만에 급락한 상황에서 내 느낌을 전달하려면 뒷 수습이 안될 듯 해서 답변을 회피하기 일쑤다. 이런건 물어보지 좀 말고 알아서 판단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이 기회에 명백히 밝히지만,
재미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는 분들은 그냥 다른 영화 봐라.
기회되면 다른 루트로 보시고. (물론 DVD 출시되면 대여해서 보란 얘기다...;;;)
단순 극적인 재미를 바라는 것 외에 기대하는 분들은 과감히 선택하시길.
괜찮다니깐? 빌미로 욕 할 생각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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