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 꼼꼼히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2009, 1996)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 : 현대문학


'가가 쿄이치로' 시리즈 중 네번 째 작품.
이 작품의 특이할만한 점은 먼저 접할 수 있었던 '내가 그를 죽였다' 와 마찬가지로 범인을 밝히지 않고 끝을 낸다는 점이다. 힌트는 늘어놓고 조합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인데, 난 명탐정은 꿈도 꾸지 말아야겠다. 논리적 사고와 객관적 시야, 상식으로부터의 탈피를 지향하는 나로서는 이런 계기를 통해서 반성을 하게된다. 아직 멀었구나 라는. 끝내 뒷부분에 첨부된 해설집을 보고서야 납득하고 말았다.




야스마사는 여동생에게서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 불안해졌다. 그리고 수일 후 걱정스런 마음으로 여동생이 살고있는 집으로 찾아왔고, 발견한 것은 여동생의 시신이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교통과 경찰인 야스마사는 자신이 원인을 밝혀내겠다는 마음에 주요 증거품을 미리 수집하고 점차 진실에 접근해간다. 그리고 가가는 그런 그가 무모한 짓을 하지 않도록 막으려하는데...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밝히는 것처럼 유력한 용의자는 두 명이다. 그리고 범인은 둘 중 하나라고 밝힌다. 둘 중 누가 범인인지 맞춰보라는 작가의 의도는 찍어서 맞춰보라는 것이 아니다. 50%의 확률이지만 쉽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논리적인 접근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힌트가 주어진다고 하지만 사실, 나같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힌트를 알아보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경우가 많다. 특히 글을 읽어나가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야스마사와 가가형사와의 관계, 감정과 상황의 변화에 치중되기 싶기 때문에 힌트를 찾아내서 진실에 논리적으로 다가가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변명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모르는 건 모르는 것이니까. 게다가 나만 몰랐다고는 생각지않는다. 허헛

더불어 근래에 안좋아진 반성거리 하나만 더 말하련다. 해설집을 참고하면 아하~! 하면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디테일에 감탄을 하게된다. 당연한 것이지만 한 문장, 한 단어에도 작가의 의지를 실어 제각기 기능하는 모습은 확실히 흥미롭다. 알고나면 간단한 것이고 무릎을 치게 만들지만, 막상 읽어나갈 때는 흘려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독서습관에 그 원인이 있기도 했다. 영화든 책이든 작가의 의도와 디테일을 읽어보려 노력하고 수련했었지만, 양(量)의 유혹에 넘어가 속독에만 치우치게 되었고 장르문학이라 쉽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어줍잖은 마음가짐으로 글을 접하니 눈은 흐려지고 진실이 보일리 없는 것은 당연할 터. 창피스러울 뿐이다.

세상엔 '그냥'이라는 것이 없다. 모든 원인과 결과는 나름의 법칙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모든 법칙을 외울 필요도 없고, 모두 깨달을 수도 없다. 다만, 선배가 말한 것처럼 논리적 이성을 놓지않고 배움을 잊지않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누나. 멀었다. 멀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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