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은 필요없어 _ 유쾌한 미스터리!

대답은 필요없어 (1991, 2007)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P.255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집.
총 6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 대답은 필요없어
- 말없이 있어 줘
- 나는 운이 없어
- 들리세요
- 배신하지 마
- 둘시네아에 어서 오세요

 

 짧지만 깔끔하고 톡톡튀는 느낌의 미스터리를 즐길 수 있는 단편집이다. 장편에서도 느끼는 바이지만 글쓴이의 글은 미스터리치곤 가볍고 밝아 보인다는 느낌이 매력적인데 이 단편집은 그런 특성을 잘 드러낸 글인 듯하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은 쉽사리 예상하기 힘든, 정말 ‘미스터리’장르에 잘 어울리는 글이기에 더욱 그 가치가 빛난다. 이 책이 발표된 이듬 해, 나오키 상 수장작 후보에도 올랐다고 하니 현 시점에서 검증은 이미 마쳐 있는 상황. 부담없는 분량 또한 접근성을 돕고 있어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어 손에 쥘 만한 책이다. 해설에서도 지적하지만 뒤 끝이 좋아 기분전환에도 좋겠다.

- 대답은 필요없어.

글쓴이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여성’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감정적 디테일을 표현하는데 매우 능숙하다. 그리고 그런 표현들이 미스터리 속 설정의 날 선 감을 좀 더 자연스럽고 무디게 만들어 독자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제공한다. 이 단편은 주인공 치아카의 그런 감정을 중심으로 글쓴이 특유의 필체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 말없이 있어 줘

개인적으론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던 단편이다. 극적 상황을 일으키는 마지막 포인트에서 개연성을 잃지 않은 것은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기초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 나는 운이 없어

디테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소년과 다소 속물근성이 보이는 사촌누나와의 대비가 유쾌하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두 사람의 각기 다른 반응이 주된 포인트.

- 들리세요

누구나 겪는 가족간의 갈등은 사소해보이지만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주요한 소재. 거리가 꼭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배신하지 마

아직 보진 못했지만 ‘화차’라는 작품의 원형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는 단편. 쯧, 혀를 차고 고개를 돌릴 남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성의 감성을 미스터리로 풀어 충분히 표현해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

- 둘시네아에 어서 오세요

주인공의 심리적, 현실적 상황과 미스터리의 흐름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흥미를 자극한다. 상황 속에서의 자신이 과도기적 역할에 불과한다 할지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는 자신만의 목표가 있으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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