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자정 쯤.

일기예보에서 예고한 것처럼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일정 가운데 운동 겸 산책을 12시반쯤 나오고 있는데, 그 때는 이미 무서울 정도로 하늘 가득 눈이 날리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있어도 옷자락에 눈이 쌓일 정도로 매섭게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날씨 변화에 호응하듯 길거리엔 사람도, 자동차도 드물었다.

 

뽀드득. 뽀드득.

새하얗게 눈으로 덮힌 길을 걷는 것은 시각적인 자극 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다. 그 소리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습관처럼 귀에 이어폰을 꽂았을 뿐이지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폭설은 소강상태에 이르렀고 걸음마를 하던 자동차들도 좀 더 속력을 내고 있었다.

얼추 3cm 정도 쌓였나보다. 지난 번 내리던 눈과는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아침 출근 시간엔 혼잡을 일으킬 것은 분명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듯.

 

평소보다 하늘은 너무나 밝았다. 마치 먼 곳의 백야처럼. 하지만 하늘만 밝았다.

올 겨울의 마지막 눈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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