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_ 변화와 적응의 시대

인터넷 소설,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 (2009)

김명석
책 세상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했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글을 발표하고 있으며, 기성 작가들의 행보 또한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수용하고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시점에서 마치 낯선 것을 대하는 것 처럼 이해할 것은 아니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든지도 10년이 훌쩍 넘은 가운데 높은 벽처럼 존재해온 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흐려지고 새로운 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글들이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듯 하다.

 

이 책은 그러한 현상을 되새기고 정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새로운 매체에 적응하면서 변화해가는 작가와 독자의 관계, 그리고 변화에 대응하는 기성문학계의 반응들을 살피면서 나름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용, 분석하는 '촐라체', '개밥바라기 별', '디지털 구보 2001' 과 같은 글들은 그런 현상을 이해하는데 좋은 예로서 사용되고 있다.
어쨌든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짧지만 공감할 수 있고 인상깊은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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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통해 글을 봐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 20년도 넘었다. 인터넷이 존재하기 이전에도 통신 서비스는 존재했었으니. 대표적인 사례가 '드래곤 라자' 아니겠는가. 다만 통신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소수였고 대중적인 흐름을 이끌어내기엔 무리였을터. 물론 기성세대가 새로운 매체로 부터 생산되는 것의 퀄리티를 의심한 것도 있었겠지만.
이제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은 새로운 또 하나의 사회로 각인되어 가는 시점에 이르렀고 그로부터 생산되는 컨텐츠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로인해 발생된 변화는 현 시점에서 적응만을 요구하고 있다. 여러 루트를 통해서 비판의 시각 또한 유지해왔지만 변화를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그냥 적응하는 것 뿐. 이왕이면 긍정적이고 유익하게 말이다. 여전히 종이책이 훨씬 더 좋고 모니터를 통해 글을 보려하면 형편없이 떨어지는 가독력에 짜증이 치솟기도 하는 1인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특성은 역시 경계의 변화랄까? 이젠 누구나 원한다면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숨겨졌던 보물을 찾아낸 느낌이다. 좀 더 쉽게 꿈꿀 수 있고, 쉽게 꿈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은 좋지 아니한가. 또한 글쓴이도 지적하는 것처럼 작가와 독자와의 관계도 힘을 뺀, 능동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변화이고.

적응만이 살 길이다.
이미 젊은 작가들은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삶의 일부처럼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며, 앞으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서 온라인 속에서의 삶이 어떠한 가치를 지닐 것인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컨텐츠가 쏟아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학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뒤쳐져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변화와 적응이라는 키워드를 어느 때보다 시급하게 수용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표현하는 인간의 본질을 더욱 자극시켜주는 이러한 변화는 환영받아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문학이라는 한정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진통이 아니던가. 살아남자.


+ 개인적으로 책세상 문고를 즐겨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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