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10월20일 오후 8시30분.
전자랜드 내에 위치한 랜드시네마에선 회원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는 다음 주에 개봉할 '시간여행자의 아내'
올 봄에 회원시사회 한 번을 부득이하게 펑크 낸 경험이 있어서 당첨여부를 의심하면서도 신청했었고, 감사하게도 초대받게 되었다.

개관 초창기, 드라마나 영화에도 곧잘 배경으로 등장하던 극장이었지만 용산 CGV 가 개관한 이후 점차적으로 관객이 줄기 시작해 지금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이다. (한 동안 주말은 이용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만) 심지어 극장 내부 상주한 상점의 경우, 심야 상영이 있는 날은 늦게까지 매장을 열어놓곤 했지만 지금은 심야 상영이 있는 날도 9-10시면 문을 닫아버린다. 그동안의 정 때문에 왠만하면 이곳에서 영화를 보려곤 하지만.

시사회 티켓팅을 하고 시간에 맞춰 극장에 입장을 했을 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장해 있었고 스크린에선 어떤 영화의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서 '예고편이라도 틀어주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불은 꺼질 생각을 안하고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영화는 예고편 같지 않았다.
어라?
영화가 시작했었네?
예정된 시간에 딱! 맞춰서 들어가긴 했지만 예정보다 영화는 일찍 시작했었고 영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은 끄지 않은 것이었다. 내가 입장한지 5분여만에 불이 꺼졌으니(그것도 내 뒷 줄에 앉은 어떤 여성 관객이 상황을 얘기하러 갔다온 듯 했다. 나갔다가 들어온고나서 곧 불이 꺼졌으니) 예상컨대 영화시작 10분 동안은 계속 불을 켜고 상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사기가 좋은지 모르지만 불을 켠 상태에서도 화면을 보는데 큰 문제를 못느끼긴 했지만. 쩝

문제는 이것 뿐만 아니다.
개인적으론 엔딩 크레딧을 왠만하면 끝까지 보는 편이지만 극장을 운영하는 측에서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마자 빠져나가는 관객의 안전을 위해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보통 불을 켜는 편이다. 랜드시네마 역시 그런 관행을 지켜왔었지만 오늘따라 관객의 약 1/3 이 빠져나가기까지 불을 켜지 않았다. 게다가 불을 키고나선 이후에 또 다시 불이 꺼지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운영상황이 예전같지 않았다.

물론 경영상태도 예전같지 않을테고 운영요원은 줄일 수 밖에 없었겠지만 다소 허술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 아쉽게 느껴진다. 단순히 당시 담당하던 운영요원의 실수일지도 모르지만 애착을 많이 가졌던 곳이라 남다르게 느껴졌다. 게다가 일반상영과 다르게 시사회였기 때문에 관객 수는 훨씬 더 많았으며 더불어 기존 관객이 아닌 사람들도 다수 포함될 수 있었기에 이번의 실수는 더 치명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이미 수년 간 악화된 경영 상태로 포기해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소수의 기존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그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고 오히려 서비스 측면에 있어서는 더욱 높은 질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절거려본다.


덧 : 건물 내 흡연장소를 없앤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외부 주차장의 휴지통마저 치워버린 것은 좀.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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