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 _ 아! 착각했다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 (2009)

 

글쓴이 : 배명훈 외 12명

출판사 : 시작

 

 

브라보, 청춘! - 강지영

얼굴이 커졌다 - 배명훈

낙오자 - 은 림

버지니아 울프는 없었다 - 김이환

지구의 중력은 안녕하시나? - 김주영

이빨에 끼인 돌개바람 - 임태운

나하의 거울 - 권민정

방문자 - 김지현

시간을 팝니다 - 정지원

1억 원 - 김두흠

쓰레기들의 왕 - 이수현

파랑새 - 양미현

댁의 아내는 안녕하십니까? - 이상민

 

 

말 그대로 '착각했다'.

'황금가지'에서 작년에 출간한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과 같은 라인으로 착각하고 국내 출판계에서 환상문학에 대한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 안도했다. 출판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만봐도 뻔한 것을. 멍청하긴. 이 책은 출판사 시작에서 독자적으로 구성하고 있는 라인업으로 내가 본 것과 다른 전편이 있다. 물론 아직 못봤지만. 이렇게 책을 선별하게 된 것은 도서관에서 그렇게 갖춰놓았기 때문이다. 으윽.

 

'환상문학 단편선'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게 흥미롭고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신선한 상상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도 있지만 익숙한 옛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도 있다. '환상문학'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공통점으로 다양하고 각기 다른 느낌을 전하는 이야기가 열 세 편이나 실려있으니 주저말고 선택하자. 늘상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라도 단편의 장점을 살려 쉬엄쉬엄 보아도 좋다.

 

 

브라보! 청춘

- 주인공이 그렇게 쉽게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은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였기 때문인지. 간단히 요약하면 '어느 찌질남의 개과천선기'라고 요약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유치하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다. 부담없이 읽어넘기자.

 

 

얼굴이 커졌다

- 스코프로만 대상을 바라보던 주인공에게 갑작스레 얼굴이 커져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변화할 수 있던 계기가 사랑과 생명이었다는 것은 낯간지럽기도 하지만 납득할 만하다. 그나저나 머리가 커진 것이 그렇게 우습다면 원래 머리가 큰 사람은 어쩐다냐. 긁적.

 

 

낙오자

- 단순하게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라기 보다는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일방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여성들의 두려움도.

나는 다른 성의 인간이지만 그녀들이 동성의 인간들에게 편견도, 패배감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버지니아 울프는 없었다

- 김이환 작가에 대해선 작년에 출간되었던 책을 통해서 썩 좋은 느낌을 갖진 못했다. 하지만 이 글을 보니 이전의 편견을 충분히 쇄신할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글쎄. 기복이 있는 작가인가. 씨익.

 

 

지구의 중력은 안녕하시나?

- 누구나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소속감을 지니고 산다. 그렇게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소속감을 부당하다 여길 때, 인간은 사실 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그들의 마음에 청량감을 안겨주는 글.

 

 

이빨에 끼인 돌개바람

- 어느 땐가 영화에서 보았음직한 이야기지만 식상한 느낌없이 즐길 수 있다. 새삼 느끼는 바이지만 어떠한 조건 속에서도 아줌마는 위대하다.

 

 

나하의 거울

- 역사적 사실을 인용할 때 흥미를 더욱 북돋울 조건 중 하나는 언급하는 사실을 독자가 아느냐? 모르느냐? 에 대한 것이다. 아무래도 아는 사실에 대한 드러나지 않은(작가적 상상력으로 꾸며진) 사실을 다루는 것은 몰입을 좀 더 돕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작품 속에서 다루는 인물을 내가 모르기 때문이다. 작가의 역량을 떠난 문제이지만 어쩌랴. 하지만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자신의 일에 애착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 한 것이다.

 

 

방문자

- 두려움 앞에서는 모든 것의 가치가 퇴색하게 되는 것인지. 죽음이 기다릴지도 모르는 문을 열어버린 것은 인간성 회복의 첫 걸음이었는지도.

 

 

시간을 팝니다

-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듯 쓰여진 이 글은 얼핏 보면 지루한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언젠가 한 번 쯤 접해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설정의 힘을 빌어 흥미롭게 기술하였다.

 

 

1억원

- 누구나 어느 과거에 매달려 몸서리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이 작품은 그런 내용을 다룬 소동을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소동이다. 무언가 공감할 수 있지만 답답함에 속이 근질거리는 느낌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것이 제대로 도착했다는 증거일 듯.

 

 

쓰레기들의 왕

- 장편으로서 서사를 좀 더 갖춘다면 영상화시켜도 좋을 듯 싶다. 그만큼 비주얼에 대한 묘사와 설정이 괜찮은 느낌이다. 장르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파랑새

- 개인적으론 파랑새라는 제목의 느낌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어렵지 않게 '오멘'이라는 영화가 떠올리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정도. 천사와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로인해 주변을 몰락하게 만드는 점에 있어서 '오멘의 데미안'과 꽤 닮아있다. 독을 품은 아름다움이 주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단편이다.

 

 

댁의 아내는 안녕하십니까?

- 구미호에 대한 전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너무나 뻔한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읽기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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