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대한 잡설

영화나 연극같은 공연 문화를 즐기고서 사람들은 으례 그런 얘기를 한다.

연기자의 연기가 좋냐, 나쁘냐는 식의.

그러면 과연 어떤 연기가 좋은 연기이고, 어떤 연기는 나쁜 연기일까?

 

흔히 그 기준을 논하는데 있어서 자연스러움을 말하곤 한다.

그 점에 대해 쉽게 생각하면 관객들이 느끼는 일상과의 차이가 최소화된 연기를 말하는 듯 하다.

연기에대한 일반론으로써의 기준으론 정답에 가까울 수 있을지모르나 역시나 관객에 따라 그 가치는 상대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좋은 연기의 우선 조건은 감정의 조절이다.

그리고 그 조절은 매체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예를들어 연극에서의 연기는 특정 장비의 도움없이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이기에 말과 행동으로 이뤄지는 연기의 느낌은 다른 매체에 비해서 좀 더 뚜렷한 느낌을 준다. 어떻게보면 과장되었다 여길 수 있을 정도로. 그에비해 여러 영상장비와 음향장비의 도움을 받는 영화의 경우 감정의 선은 연극보다 조금 더 흐려져있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감정표출보다는 분명하게 그 선을 드러낸다. 어찌되었건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같은 불분명한 형태를 지닌 것은 좀 더 뚜렷하게 보이게 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러운 연기라는 것이 한 없이 일상의 그것과 닮아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좋은 연기의 기준이 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이야기들을 근거로 좋은 연기란 어색함 없이 감정의 선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연기를 바탕으로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어떤 배우는 자연스런 연기라는 핑계로 말과 표정, 행동의 변화가 적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상과 직접적인 관계를 이루는 일상이라면 충분히 감정과 의사가 교류할 수 있겠지만 스크린 혹은 브라운관을 통해서 교류하는 관계라면 그런 연기는 좋은 연기라고 봐질 수 없다고 판단된다. 물론 연기자의 입장에선 주어진 캐릭터에 최대한 몰입하여 현실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관객이라는 특정 대상을 염두할 때 정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고 있는 연기자는 누구일까.

어떤 드라마를 보다가 짜증을 유발하는 연기자가 있어서 생각난 잡설이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