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009) _ 집착과 영속성

9

 

감독 : 쉐인 액커

각본 : 파멜라 페들러

 

 

'팀 버튼' 이라는 이름을 얼핏보고선 스스로 착각에 빠진 관객들이 적지 않으리라.

그리고 정작 감독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낚였다는 생각에 영화 자체를 논외로 친 혹평을 하게되는 것은 아닌지. 물론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은 논외로 치고서라도 말이다.

 

롤플레잉?

이 영화에 대한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판타지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라고 하면 될까?

인류가 멸망한 이후의 상황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설정 상의 판타지 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음과 동시에 MMORPG 를 보고 있는 것과 같은 특성 또한 함께 하고 있음이 흥미롭다. 롤플레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바로 그런 특성과 직결된다. 납치된 '2' 를 구출하기 위해서 결성된 '파티'는 요즘 유행하는 MMORPG의 그것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심지어 직업적인 특성까지도.

전사의 모습을 갖춘 '7'과 발사체 무기를 쓰는'5', 그리고 지적호기심이 강하고 고민하는 일은 모두 대행하고 있는 '9'의 경우, 전구를 연결한 막대기를 'Staff' 로 보는 것은 단순오버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지?

 

그만큼 각각의 캐릭터가(언급하지 않은 다른 번호의 캐릭터를 비롯해서) 역할(Role)을 수행하는데(Playing)충실하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특정 직업을 연상시킬만한 특징을 가진 채 말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정형화된 틀내에서 흥미를 자극하는 점은 다른 게임이지만 늘상 같은 플레이를 하고 있는 온라인 속의 그것과 유사한 점이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듯 하다.

 

단순 조명기구가 아닌 스태프로 보인 것은 나뿐인가?

 

처음으로 깨어난 '9' (이하 나인)를 맞이한 것은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이었다. 살아있는 것은 전혀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에게 다가온 것은 '2' 였다. 하지만 거대한 기계맹수(고양이 같았지만)가 '2'를 납치해갔고 나인은 '2'가 알려준대로 그를 닮은 다른 동료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2'를 구출하려 하지만 일행의 리더인 '1'은 그의 제안을 반대한다. 하지만 나인은 굴하지 않고 '5'와 함께 '2'를 구하려 나서는데......

 

 

욕망, 집착
인류의 욕망이 멸망의 시간을 앞당겼음을 따져보진 않겠다. 작품 속 설정일 뿐이며, 자체 내에서도 그리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인류는 이미 멸망했다. 영혼을 지닌 생명체는 '1'부터 '9'까지의 작은 헝겊인형들 뿐이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영혼을 지닌 존재들이다. 알려진 것처럼 한 과학자가 자신의 영혼을 쪼개어 창조한 것이 그들이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한 사람의 영혼은 9명의 인형에게 나뉘어져 들어갔다. 인류는 멸망했으나 인류가 지닌 영혼은 인형들에게 계승되어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겉보기엔 더 이상 이 땅위에 존재하진 않는 것이지만 다른 형태를 갖추고 있다하여도 그 본질은 계속 이 땅위에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어쩔 수 없이 다른 형태로 진화한 모습으로 인류는 계속 존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죽어버린 인형들의 영혼이 마치 사후세계로 넘어가 듯 하늘로 사라지는 모습은 인간이 지녀왔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지 않던가? 유일한 생존자였던 과학자의 영혼이 지닌 영속성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이 땅의 지배자로 군림해온 인류의 집착 또한 계속되는 것인지. 단순히 기계군단을 통해서 인류의 욕망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존한 인형들을 통해서도 역시 동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 좀 오버인가? 후훗. 원작인 단편에다가 살을 많이 붙이진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야기는 단순하다.

 

 

국내에선 '팀 버튼' 이라는 이름에 낚인 사람들을 포함하고서라도 형편없는 흥행기록을 남긴채 대다수의 극장에서 내려져버렸다. 전국 186개 극장을 잡고서도 전국 누적관객수가 10만명을 넘지 않았다. (영진위 통계자료 참조) 마치 '팀 버튼'의 차기작인 것처럼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참패했다. (물론 그가 감독했다는 얘긴하진 않지만 감독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도 얘기하지 않는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서 사전정보를 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낚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시 한 번 애니메이션 불모지인 한국의 환경을 새삼 느껴본다. 아마도 그런 환경을 극복하려면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젊은 층이 사회를 주도하는 나이가 되어서나 가능할라나. 옆 나라에서 하청은 죽어라고 받아오면서 인식은 왜 이런지.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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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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