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라이더 - 형만한 아우없다

 

나이트 라이더 (Knight Rider, 2008)

 

감독 : 데이브 바티스

 

 

지금은 채널을 틀기만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외화이지만[각주:1]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공중파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국내 방송사를 통해 접하게 된 드라마 중 절정의 인기를 구사하던 드라마가 몇 편 있었다. '출동 에어울프', 'A 특공대', '레밍턴 스틸', '맥가이버' 등은 국내 방영 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리메이크 소식은 들리지 않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21세기에 들어와서 리메이크 된 작품이 있으니 바로 '전격 Z 작전'이다. 국내 방영 당시 이와같은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지금도 '나이트 라이더' 라는 원 제목보다는 '전격 Z 작전' 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사람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TV 시리즈 이후 극장판으로  제작된 작품도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선 생소한 것이고 20년 만에 재등장한 이 작품은 새로운 인물과 자동차로 재무장한 후 등장하게되었다.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기억을 상실하고 군에서 제대당해버린 마이크는 나이트 산업과 인연을 맺게된다. 과거 마이클 나이트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던 그의 아들로 밝혀진 마이크는 마치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가듯 'Knight Industries Three thousand' , 일명 K.I.T.T. 의 운전사가 되어 여러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차세대 키트의 모습


상대적인 것이 아닌 절대적인 평가

기본 설정을 보자면 과거의 TV 시리즈와 상당히 유사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 부득이한 상황으로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주어진 삶, 그 삶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최첨단 자동차를 타고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한다는 것은 과거와 별로 변화하지 않았다. 더불어 연관성을 증명하듯 파일럿 방송에서는 과거 마이클을 연기했던 데이빗 핫셀호프께서 직접 출연해주셔서(아주 잠깐!) '이제 내 아들이 키트를 타고 활약해요~'라고 증명해준다. 분명 과거의 작품과 유사한 점을 아주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기존 팬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수 있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글쎄? 라고 답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와버렸다.

 

첩보액션에 재능있는 주인공과 최첨단 자동차가 활약할 수 있는 상황은 분명 제한적이다. 하지만 21세기에와서 그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왜 흥미가 별로 안생기는 것일까? 물론 어렸을 때의 감성을 그대로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다. 하지만 과거의 그림자를 떠나서, 기존 시리즈의 팬이 아닌 새로운 팬을 대상으로 생각하더라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공하진 못하는 듯 하다. 잔뜩 힘이 들어가 세계 평화를 한 남자와 자동차가 지키고 있는 듯한 에피소드는 공감되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수퍼 히어로마냥 움직이는 그들이 모습이 부담스러웠을 뿐이지. 오히려 10화 이후, 조직이 와해되고 주연급 인물들이 기존 시설을 이용하여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좀 더 흥미로웠다는 것은 아이러니를 따질 문제가 아니었다. 디테일이 좀 더 강화되고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가 더 충실해졌다. 중간 연출이나 각본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변화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은 기대하기 힘들었던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룬 후에도 냉담한 시청자의 반응을 극복하지 못한 채 17화로 마무리되었다. 새로운 국면을 맞아 다른 전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는 종영이었다. 그리고 2009-2010 시즌에서 이 드라마의 제작 계획은 보이지 않았다.

 

시대에 맞춘 변신?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당연히 'Kitt' 이다.

발 킬머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이번 키트는 시대를 반영한 듯 한 모습이다. 말을 하고 갖가지 상황을 분석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액션을 구사하던 키트는 잊혀지고 21세기 형 최첨단 테크놀러지로 중무장한 키트가 새롭게 다가서게 된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형 키트의 가장 큰 특징은 '트랜스 폼'이다. 2007년 '트랜스포머' 라는 변신 로봇이 큰 인기를 얻은 후 키트에게 어떤 기술을 접목시킬지 계획이 세워졌던 모양이다. 그리고 말 그대로 변신하는 키트가 탄생하게 되었다.

 

공격형으로 변형한 키트의 모습

 

키트는 기본적으로 '쉘비 머스탱 GT-500KR'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설정 상 나노테크놀러지를 적용시켜 파손당한 부위를 순간적으로 재생하기도 하며, 차체의 색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트랜스 폼' 이라는 표현에 합당하게 다른 차종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흔히 변형되는 것은 기본 쉘비 형태에 장갑을 씌운 것과 도로 사정에 따라 변하는 픽업트럭이 있다. 장갑형은 일종의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외모도 변화하지만 성능도 상승하게 된다. 가장 자주 변형되는 형태이다.[각주:2] 그리고 픽업트럭은 포드 F150 으로 미국 내 가장 대중화된 픽업트럭이기도 하다. 드라마 속에선 자주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수 차례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후반부에 들어가면 다른 차종으로도 변형되는 모습이 한 차례 연출되어 변형의 제한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포드 F150 픽업트럭

 

이외에도 과거의 키트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했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도 'Karr' 가 등장하고 있다. 카 역시 트랜스 폼의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설정 상 군사용으로 제작된 카는 과감하게도! 무장을 한 로봇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자동차일 뿐인 키트와 대결하는 에피소드도 본 작품 내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과거의 키트에게 실질적인 라이벌이었던 골리앗은 등장하지 않는다. 과거의 골리앗이 트랜스 폼을 한다면 정말 옵티머스 프라임이 되버릴 듯. 하핫

 

'Karr' 의 변형된 모습. 드라마가 이만큼 보여준 것도 참 용하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에피소드의 완성도도 떨어지는 편이고, 캐릭터들 또한 명확한 특성이 없는 고만고만한 느낌이다. 언급한 것처럼 후반부에 이르러 긍정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결과만 낳았다. 과거 인기있던 드라마가 새롭게 구성되어 등장하는 것에 호기심과 흥미가 일기는 하지만 이처럼 좋지않은 결과를 낳게된다면 과거에 대한 향수도 흐트러지게 된다. 지금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드라마들이 있지만 실제로 이와같은 전례를 따르게 된다면 마냥 기대하는 것도 무의미할 것이다.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의한 비주얼의 변화 뿐만 아니라 내실을 기해야 하는 것이 중요할 터.

조만간 ' V ' 의 모습을 다시 보게될텐데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

 

 

+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는 제작사에서 소유하고 있습니다.

+ 출처는 나이트라이더 공식홈페이지 및 캡처입니다.

 

 

 

 

  1. 현재는 해외 드라마에 대해서 '미드', '일드' 식으로 출처지에 따른 기준으로 명확한 구분이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 해외에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를 통칭 '외화'라고 부르기도 했다.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영화가 아닌 TV 드라마이다. [본문으로]
  2. 변형되는 모습은 과거의 키트가 속도를 올리기 위해 변형했던 모습과 유사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