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 막나간다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2008, 13화)

감독 : 이와사키 타로
제작 : 동화공방


'은하영웅전설'로 유명한 '다나카 요시키'의 원작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혼성으로 이뤄진 콤비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간다는 설정은 비슷한 포맷의 완성을 이뤄놓은 어느 드라마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어차피 비슷한 형태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걸고 넘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야쿠시지 료코 경시. 그녀에겐 이즈미다 쥰이치로 라는 부하가 있다. 직장 내 부하직원이라기 보단 야쿠시지 개인의 종으로 불리우는 이즈미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에게 협조하지만 둘의 콤비플레이는 비교할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 이러한 비상식적인 인물들의 비상식적인 관계는  비상식적인 사건들을 맞이하면서 더욱 돋보여진다.  

비상식적인
야쿠시지 료코라는 인물은 슈퍼히어로라고 불리워도 상관없을 정도로(아. 여성이니 히로인이라고 해야겠군) 괴물같은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이다. 오죽하면 정계, 경제계 수뇌들도 이 여자를 피해간다는 설정이니 괴물같은 이 여자가 맞닥뜨리는 사건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에 반해 이즈미다 라는 캐릭터는 능동적인 야쿠시지에 맞서 수동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리고 그런 특성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왕님을 위한 완충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 과거 멀더가 벌여놓은 일을 스컬리가 수습하는 컨셉을 좀 더 과장되게 꾸며놓은 것이라면 비슷할 것 같다.

이러한 요인으로 흥미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상식적이고 다소 과장된 이미지와 설정들이 주된 매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오프닝은 내용과 무관하게 캐릭터의 이미지만 과대포장하고 있고, 두 주인공의 주변의 캐릭터들과 환경은 현실성을 무시하기 일쑤이니, 한 마디로 막가자는 컨셉의 흥미로운 작품이다. (이런 느낌은 현실적인 배경 속에서의 상대적인 느낌일 수 있음) 야쿠시지 료코라는 캐릭터로 대표되는 이런 판타지 같은 설정에 대비하여 지극히 현실적인 느낌의 설정도 존재한다. 정계/경제계에서 비난받을 수 있는 모든 언행들이 그 대상인데 '다나카 요시키' 이 양반이 이전에도 좀 비판적인 성향을 보여왔던 분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냥 대비되는 개념으로 주인공에 의해 부숴지는 것을 시원하게 지켜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상관없겠다. 어디까지나 이 작품의 매력은 현실적인 배경속에서 막가는 캐릭터가 막가는 사건들을 다뤄가는 과정에 있으니.

원작을 읽어보진 못해서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려우나 애니메이션 자체만으로는 세계관에 대한 혹은 기본 설정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는 편은 아니다. 처음 이야기를 들어가는 부분에서만도 무작정 사건의 개요부터 들이대고 있으니 필요한 정보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보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본적인 설정은 디테일하거나 탄탄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나카 요시키' 작가 자신도 '스트레스를 풀려고 쓴 글' 이라고 하니 보는 사람 역시 주어진 것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즐길 수 만 있다면 족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판단된다.


향수
8-90년대 다나카 요시키의 인기는 상당했다.
'은하영웅전설'의 대히트로 게임, 애니메이션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고, 이후 다른 작품들, '아루스란 전기' 나 '창룡전' 같은 작품이 속속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하지만 지금에와서 국내에서는 그런 열기를 느낄 수 없다. 여전히 작가의 집필은 계속되어온 듯 하지만 국내 출판계에선 그런 행보를 뒤쫓지 않았다.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나 '클랜' 같은 책이 출판되기도 했지만 그의 프로필을 채워 온 상당 수의 다른 작품들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상황이다. 과거 대히트작 라인을 갖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라고 보기엔 좀 의문스럽기도 하다. 국내에서 장르문학의 입지가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작품이 꾸준히 공급되고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도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출판관계에 있어서 알려지지 않는 다른 문제가 있는지도. 아무튼 좀 아쉽군. 물론 어렸을 때 보았던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와 현재의 그것이 좀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


+ 본문의 이미지는 인용의 용도로만 사용되었습니다.
+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제작사가 소유하고 있겠지요.
+ 출처는 베스트애니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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