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씨너스 요금인상

1. 오늘 부로 롯데시네마와 씨너스가 영화요금을 1천원씩 인상했다.
메가박스의 요금인상 이후로 공식적으로 발표된 첫 사례이다. 메가박스의 요금인상 발표 당시에도 사람들의 비난이 빗발쳤었고, 극장간의 담합을 의심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다른 극장에서도 요금인상안을 발표한 것이다.

2. 영화요금인상은 꽤 오랜만이긴 하다.
하지만 이전 인상 시 요금을 차별화시켜 수익을 증대시키는 일은 충분히 벌여왔다. 어차피 수익 발생이 어려운 조조, 심야 요금은 낮춰서 호객 행위를 했었고, 가장 관객이 많이 들어오는 주말 상영요금은 더 인상시켜서 수익 증대를 꾀했다. 그 금액은 인상된 지금의 평일요금과 동일하니 인상된 요금을 미리 경험한 처지가 되었다.

3. 물론 인건비의 상승, 투자비 증가,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요금인상은 타당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분명 알바비만 해도 최저요금은 과거와는 다르니. 일정 비율에 근거 요금인상은 제작사 입장에서도 수익을 증대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가득이나 불법복제로 인한 2차판권 시장이 사장된 마당에 극장 상영 수익의 증대는 국내 영화산업에 있어서 긍정적인 것일지도. (배급하는 입장도 마찬가지겠지)

4. 관객의 입장에선 당연히 어떤 것이든 요금인상은 반가울리 없으니 반응은 분명하다.
요금인상이 되어도 볼 사람은 볼 것이고, 볼만한 영화는 여전히 관객이 들겠지만, 극장이라는 특성(커다란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을 타지 않는 영화들, 즉 비주얼과 음향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영화라면 더욱 불리해질지 모르겠다. 으례 사람들은 극장에서 볼 영화, 그렇지 않은 영화를 구분한지 오래이고 그 기준을 비주얼과 음향에 두고 있는 편이다. 극장을 찾지 않더라도 2차 판권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야 다행이지만 현재 국내는 이 시장이 사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도 뭐 떳떳하진 않다) 트랜스포머만큼 경쟁력을 갖춘 영화가 아니라면 제작사 입장에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겠지. 그리고 지금의 요금인상이 그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5. 어디에서 봤더라. PD 수첩이었던가.
저작권을 지키고자하는 의미는 사실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이에게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권리를 보호한다는 의미는 현실적으로 이차적인 문제아닌가?
저작권자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보장받고자 하는 의미에서 단속을 감행하는 것이고, 컨텐츠 수요자의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싼 값에 컨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것인데, 말그대로 싼 값이지 공짜는 아니다.
그럼 싼 값이라도 지불하는 돈은 어디로 가는가? 컨텐츠를 공유하는 사이트의 몫으로 고스란히 넘겨진다. 정액제를 하든 패킷당 요금을 지불하든간에 그 돈은 공유 사이트의 몫이 되버린다. 수요자의 입장에선 당연히 저렴한 가격에 컨텐츠를 즐길 수 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지만 수익이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일부 유명 공유사이트에선 저작권을 요청한 자료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그 금액은 예전 비디오를 대여하는 금액 정도. 현 상황에서 저작권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현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여 저작권에게도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나 역시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다 싸게 컨테츠를 즐길 수 있다면 관심이 간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컨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사업자는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겠고. 그렇게 서로 조금씩 양보한다면 지금처럼 단속이니 뭐니 얼굴 붉히기도 하고, 막상 단속되어 몰랐다고,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있는 모습을 연출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다. 언급했지만 나 역시 싼 값에 컨텐츠를 즐기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자가 정당하게 수익을 요구할 권리를 무시할 생각도 없다. 서로 합의점을 찾아내고 시스템을 갖춘다면  저작권 대행업체나 법무법인이 중간에서 엉뚱하게 수익을 가로채는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6. 말이 옆으로 새긴 했지만,
극장요금인상이 위와 같은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언급한 문제이고, 이미 결정된 사항을 관객의 입장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1인시위를 하든, 넷 상에서 반대의견을 표하든 간에 달라질 것은 없을 듯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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